모간 스탠리, 한국 및 인도네시아, 호주 주식 비중 축소 권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시아 이머징마켓을 놓고 월가에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국 주식시장의 랠리가 힘을 다했다는 의견과 함께 기업 이익 전망이 상당폭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고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3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 신흥국 주가 랠리가 꺾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가 상승 사이클이 정점을 맞았다는 얘기다.
모간 스탠리는 지난 1월 말 기록한 고점을 해당 지역 증시 전반의 정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1월 고점 이후 IT 섹터가 약세로 돌아섰고, 이어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리스크가 불거진 한편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까지 중장기적으로 주가를 압박할 수 있는 악재가 쏟아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MSCI 이머징마켓 아시아 지수는 1월29일 사상 최고치에 오른 뒤 1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모간 스탠리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아시아 신흥국 전반에 걸쳐 올해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모간 스탠리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호주의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중국과 브라질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도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경고음은 다른 투자은행(IB)에서도 나왔다.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1.75%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긴축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열려 있고, 이는 신흥국 자산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것.
AB 캐피탈의 렉스 아주린 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며 “물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사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 소재 KGI증권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달러화 상승에 무게를 실어주는 한편 신흥국 주식을 압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밖에 BDO 유니뱅크도 1월 말 이후 아시아 증시의 하락이 두 차례의 연준 금리인상을 반영한 것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아래로 흘러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포함한 정책자들이 무역 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양국의 무역 마찰 역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달러화의 강세 움직임도 글로벌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대목이다. 국채 수익률과 함께 달러화가 동반 상승한 데 따라 최근 1개월 사이 이머징마켓 통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완다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트레이딩 헤드는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국가의 자산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