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적극 협력해달라"
김용화 탈북난민 회장 "北 주민들 굶주림 도와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 대표 "민간 활동 막지 말아야"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중단을 요구했지만 북한 인권단체들은 지난 1일 쌀과 달러, USB 등이 담긴 페트병을 북쪽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인권단체들은 지난 1일 강화도 앞바다에서 쌀 720kg과 한국 영상물·음악 등이 담긴 USB, 미국 달러, 성경책 등을 패트병 600여개에 담아 서해로 던졌다. 이 페트병들은 조류를 타고 북한 서해안 쪽으로 흘러간다.
같은날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5월 1일부터 전단 살포를 포함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러한 합의의 취지를 감안해 민간단체들도 대북전단 살포 중단에 적극 협력해주시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쌀과 USB, 달러 등이 담긴 페트병을 서해로 던지고 있는 북한 인권단체.<사진=탈북난민인권연합> |
정부의 공식입장에도 불구, 북한 인권단체들은 계속 대북전단을 보낼 방침이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대북전단 살포나 쌀 보내기 운동은 정부에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해온 것과 같이 앞으로도 쌀 보내기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지금 당장 굶어죽게 생겼는데, 이것을 막는다는 것은 그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있는) 친지 가족들에게 쌀을 보내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일종의 탄압"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회장은 "'판문점 선언'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 중단은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는 인권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역시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들을 깨우쳐주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단체가 하는 것을 정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대북전단을 보고 현실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많은 가족들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북한의 체제가 바뀌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