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국제부장 = 올해 초 어떤 정당의 한 지역 신년인사회에서 그 당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철없는 어린애’라고 표현했다.
이후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까지 북한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시각은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발사도 필요 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핵실험장도 사명을 끝마쳤다”고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두고 "매우 열려있고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 대해 “지역의 불량소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웅이고 내 아이돌이 됐다”고 극찬했다.
우리국민의 인식도 바뀌었다. 국민 52.1%가 그간 믿지 않았던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이제는 믿는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도 그를 ‘협상해 볼 만한 상대’로 평가하는 듯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A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생산적인 것"이었다며 북한과 미국이 합의에 이를 "기회가 진짜(a real opportunity) 있다는 점에 대해 북한이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 변치않은 사실...김정은 위원장은 최고 의사결정권자
그에 대한 평가야 어떻든지간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갖는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서방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얀마나 베트남이 그랬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어렵게 획득한 핵무기프로그램은 만족할 만한 협상결과를 이끌어 내지 않는 한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독일 정치학자 알렉산더 벤트는 "영국이 가진 500개의 핵무기보다 북한이 가진 5개의 핵무기가 더 위협적이다. 영국은 미국의 친구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가진 ‘핵 능력’의 중요성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의 국내선전의 핵심이며, 군의 특권은 그것에 달려있다. 그는 아마 미국보다 자신의 장성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버릴 것이라는 점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대목에서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전 세계의 정치전문가들은 그를 과소평가해 왔다는 사실을... 불과 6개월 전만해도 김 위원장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끌어들여 외교적인 춤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이 춤판이 어떻게 종결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북한이 과거 해 온 것 보다는 훨씬 더 지금 상황에 잘 대응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준비해왔다는 것은 확실하다. 김 위원장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능숙하든 미숙하든, 그는 한 나라를 이끄는 최고 의사결정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냉정하게 마주 앉아야 하는 협상의 대상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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