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남북의 평화협정 추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압박 전략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분석가들을 인용해 남북 사이의 정기적인 외교 교류의 재개는 대북 제재를 약화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보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대대적으로 과장했다. 이제 모든 것이 그의 협상 능력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는 그가 직접 만든 순간"이라고 꼬집었다.
NYT는 역사책에 남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 결과가 자신이 언급한 비핵화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승리를 선언할까봐 그의 보좌진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나눈 지 수 시간 만에 트위터에 "한국전쟁은 종료될 것이다"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신문은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아갈 대가가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북 관계 회복을 원하는 한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고, 대북 제재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중국과의 긴장도 고조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김 위원장이 평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중국은 제재 유지를 망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분석가 일부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손을 내민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정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외교·경제적 관계를 다시 구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시아 고문이었던 제프리 베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작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