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타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에만 협상 초점 '재팬 패싱'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일본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뜩이나 한반도 긴장 완화 과정에 미국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데다 북미 협상에 보다 심각한 ‘재팬 패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정치권에 번지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 총리를 포함해 일본 정책자들이 경계하는 것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국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단거리 미사일에 관한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을 경우 말 그대로 ‘재팬 패싱’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쿄 소재 와세다 대학의 나카바야시 메이코 교수는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우선 사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일본 정부가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강경 노선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국내외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한발 후퇴하는 행보를 취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주요 외신들은 구체성이 결여된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의미와 방법 및 시기 등 알맹이가 빠진 공동선언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상황에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가는 리스크를 부추기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는 데 쏠쏠한 핑계거리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이달 중순과 6월 사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계가 긴장하는 것도 이 같은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정거리가 800마일로, 일본을 10분 이내에 강타할 수 있다고 NBC뉴스는 보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라는 선언에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