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 '반색' 일본 '지켜보겠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회담에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긍정적인 표정을 지었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 주요 쟁점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남북이 전시 상황 종료를 선언한 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
가장 먼저 반색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판문점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한 남북 공동 선언문이 발표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한반도가 전시 상황 종료를 맞았다”며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의 비핵화가 핵 프로그램의 전면 철수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 그는 김 위원장과 회동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일부 외신들은 구체성이 결여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한국이 대북 제재를 성급하게 철회할 움직임을 보일 경우 대응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고, 남북이 화해 분위기를 연출한 만큼 핵 동결을 강경하게 몰아붙였다가 대외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간의 이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된 가운데 그는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미국 정계에서는 이번 회담의 성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둔 결실로 평가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린지 그레이엄(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 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역시 찬사를 보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외무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큰 획을 그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무부는 남북 정상이 국경을 걸어 넘은 역사적 순간과 두 정치 리더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무부는 또 “어떤 재앙도 진정한 형제를 갈라놓을 수는 없고, 마음 속 앙금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미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낸 일본은 이번 회담 성사를 반기는 한편 보다 확고한 비핵화를 다시 한 차례 주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바란다”며 “앞으로 북한의 행보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에 이른바 ‘재팬 패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 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편 한반도 비핵화 움직임에 한몫 했다는 뜻을 강하게 내쳤다.
러시아의 중재가 없었다면 한반도의 긴장감 완화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고 이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와 함께 한반도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움직임을 내비쳐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철도와 전력, 가스 등 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남북 긴장 완화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북미 정상회담 장소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스위스가 남북 정상회담에 강한 찬사를 보냈다.
스위스의 알랭 베스세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축하한다”며 수십 년간의 긴장감이 지속됐던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중차대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