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장외주식 활황 속 먹튀 사기 '빈번', 금융당국 '뒷짐'

기사입력 : 2018년04월26일 06:10

최종수정 : 2018년04월30일 16:44

연간 장외주식시장 규모 6조원... 대부분 불법중개인 통해 거래
불투명한 가격·먹튀 우려에도 금융감독원 '적발 어렵다' 뒷짐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코스닥 문턱이 낮아지자 장외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장외주식을 거래하는 사설 사이트에는 최근 우량기업의 주식을 미리 매입하겠다는 개인투자자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수년째 지적돼 온 투자자 보호 수단은 여전히 전무한 상황. 지난해 불거진 700억원 규모의 가짜 장외주식 사기사건 등 미흡한 투자자보호의 헛점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사설시장은 아직도 음지의 영역이다. 금융감독원은 '적발이 어렵다'며 팔짱만 끼고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장외주식은 상장요건 미흡 혹은 기업의 선택으로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가리킨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나 사설 사이트를 통해 주로 거래되며 다소 위험성이 크지만 우량 기업의 주식을 미리 매입,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재 국내에는 38커뮤니케이션, PSTOCK, 아이피오스탁을 비롯 약 10여개의 장외주식 사설 사이트가 영업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또는 사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외주식 규모는 연간 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설 시장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딜러라고 부르는 불법 중개인을 통해 이뤄진다. 이들은 거래규모의 1% 가량을 수수료로 받으며 매도인과 매수인을 연결해준다.

다만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면 자본시장법 11조와 444조 제1호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무인가 영업행위는 지난 13년 34건에서 15년 505건으로 대폭 늘었다가 16년 189건으로 감소, 지난해 279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사설 사이트는 여전히 광고비를 받고 불법 중개인이나 브로커들의 연락처를 배너광고로 게시하고 있다.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가 전화를 걸면 먼저 호가를 제시하면서 거래금액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기자와 통화한 한 브로커는 자신을 '전문 판매인'이라고 지칭하면서 블루홀 주식을 전일 종가보다 만원 높여 불렀다. "중개 수수료는 그때그때 다른데 오늘은 10만원만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장외주식 중개와 매매행위를 영위하는 행위는 현행법 위반"이라며 "불투명한 장외주식 가격을 이용한 부당이득을 취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본인을 '딜러'라고 자칭하며 불법 거래를 중개한 정황. 피해자 제공

현금과 주식이 제3자를 통해 옮겨가며 '먹튀'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장외주식 사설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즈'에선 10억원 규모의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일명 '강병휘 사건'이라고 부르는 이번 사건에서 3700만원의 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 A씨는 "딜러라고 자칭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내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래를 중개해주겠다고 했다. 신분증과 증권 계좌의 이름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주식50주를 송금했는데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해왔다. 현재 A씨의 사건은 경찰에 의해 담당 증권사인 삼성증권 압수수색영장을 신청중인 상태다.

'강병휘 사건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현재 공동 대응하고 있는 피해자는 총 8명. 피해자 A씨는 "우리 말고 추가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거래 규모를 추산하면 10억원이 넘는 걸로 파악된다"며 "장외주식 거래의 본질적인 문제에서 촉발된건데 금융감독원은 그저 사기라고만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 플랫폼 제공자인 38커뮤니케이션은 "우리는 플랫폼만 제공할 뿐 거래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이 같은 내용은 사이트 하단에도 공지돼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위 '딜러'가 매수자 혹은 매도자로 거래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 적발이 어렵다"며 "영리 추구를 위해 반복적으로 거래한다는 정황이 필요하지만 이를 일일히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다"고 답했다. 불법 중개 거래에 대해서도 "반복적으로 일정 수수료를 받고 제3자로서 거래를 중개한다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거래 특성상 모든 게시글을 모니터링할 수 없어 거의 신고 위주로 처벌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장외주식 투자자들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만큼 금융감독원의 감시·적발 업무가 철저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불법 브로커의 활동기반을 제거해야 한다"며 "사설업자 위주의 장외주식시장을 금융사 중심으로 전환해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시장의 투명성 및 건전성, 투자자 보호는 시장을 완결해주는 필수요소"라며 "법 제도보다는 단속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비대칭이 심한 비상장기업 주식 특성상 인허가 없는 브로커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당국 차원에서 기업들과 투자자들을 K-OTC로 유인하는 등 양지로 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herishming1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도신공항 시공사 교체되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장기간 표류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교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공사가 전면적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국토부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공사측은 공사기간 연장, 공사비 증액을 포함한 게약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공사 입찰 당시에도 우선협상대상자가 수의계약으로 결정된 만큼 국토부가 재입찰을 진행해도 대체 시공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양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공사 개요 및 국토교통부, 현대건설 컨소시엄 간 부지조성공사 기본설계 조건 입장 차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현대건설 "국토부 공기·공사비 못 맞춰… 안전 1순위"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 변경 사유를 담은 시공단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 취소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개항 연기는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번 주 중으로 정부에 공사기간을 기존 7년에서 9년으로 연장해야 하는 사유를 담은 설명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지난주 국토부에 기본설계도서를 제출하면서 공사기간을 108개월로 제시했다. 국토부는 즉각 입찰공고에 제시된 공기(84개월)보다 2년이 더 필요한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의 규모 사업이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국면을 맞아 5년 이상 당겨졌다.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후에도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방침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대건설은 최대 깊이 60m에 달하는 대심도의 연약 지반을 매립해야 하는 공항 부지 특성상 지반 개량을 위해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슨은 육상에서 만든 뒤 해상으로 옮겨 바다에 가라앉힌 다음 안에 흙이나 모래를 채우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이 과정에서 약 7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업지 주변은 태풍이 발생하면 파도가 12m에 이르는 먼바다에 해당하는 지역이기에 높은 파도에 대비한 안전 시공법도 적용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도 "파랑의 영향을 크게 받는 12월~2월이나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7월에는 해상작업일수가 한 달에 10일 미만"이라며 "해상운반, 거치, 케이슨 속채움 등의 해상작업이 어렵다"고 적혀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개월간 2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려면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현재로서는 기본설계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역시 정부가 내놓은 10조5000억원보다 최소 1조원을 증액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 형평성 안 맞아 시공단 바꾼단 국토부… 업계 반응은 "글쎄" 부산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적정 공사 기간과 현장 여건, 시공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계획을 제시해달라"며 "지역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착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토부도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컨소시엄이 기본설계 기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재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즉시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구성해 차회 입찰방식 등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또한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이 국토부가 내건 조건에 맞춰 기본설계를 보완해온다면 그에 맞춘 조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재입찰 검토에 힘을 실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공기 준수를 주요 요건으로 내세운 만큼 현 컨소시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입찰 의사를 보였다가 포기한 타 건설사와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국토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실격 처분(DQ)을 내리고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보다 공기 협의를 하는 방향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에 더욱 유리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항 건설 자체가 고난도인데다 해상 매립까지 수반하는 공사임에도 주어진 기간이 과도하게 짧다 보니 선뜻 손을 드는 회사를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서다. 최초 입찰 때도 이 같은 이유로 네 차례나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당시 공동도급 제한 조건이 과도하게 까다롭다는 비판이 일었다. 공사 규모가 10조원 이상인데 10대 건설업체 중 2개 업체를 초과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어 공사를 마치기 위한 위험 부담과 비용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토부는 3개사까지 참여 가능한 것으로 조건을 수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기가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데다 해안가 공사라 지반 침하 문제도 있어 난도가 매우 높다"며 "금액을 떠나 이런 공사는 위험 부담이 커서 참여하려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또한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박영강 동의대 명예교수는 "파도가 많은 외해에 속하는 가덕도 앞바다에 플로팅(해상에 부유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과 같은 획기적인 공법을 적용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훈구 KDI 재정투자평가실장은 "해외 유사공항 사례에서 보듯이 해상공항은 사업기간이 6~9년 정도 소요된다"며 "통상 매립공사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연약지반 처리, 호안공사(매립지 테두리를 만드는 공사) 등에도 다수의 인력이 장기간 사용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5-08 06:00
사진
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