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및 정크본드 펀드로 뭉칫돈 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일본 펀드가 17년래 최대폭의 자금 유출을 기록한 한편 이머징마켓 펀드와 정크본드로 뭉칫돈이 밀려 들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날로 수위를 더하고 있고, 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2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일본 주식펀드에서 지난 18일 기준 한 주 사이 5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 썰물이 발생했다. 이는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대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머니마켓펀드에서도 발을 뺐다. 미국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에서 한 주 사이 375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는 같은 기간 37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7주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신흥국 증시에 대규모 자금이 밀려든 것은 선진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크본드로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한 주 사이 정크본드에 몰린 자금은 22억5000만달러로, 54주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앞서 12주에 걸쳐 총 356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뒤 강력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평균 6.1%에 달하는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관한 공포가 일정 부분 진정된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 실적으로 옮겨 가면서 이머징마켓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자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글로벌 투자 자금의 순환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EPFR가 분석하는 주식펀드의 전체 자금 유입액은 한 주 사이 3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펀드가 50억달러의 ‘사자’를 기록했고, 채권펀드 역시 27억달러의 자금 순유입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