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심지어 100달러까지 오르기를 원한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상품과 원자재주들이 19일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채권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74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품 가격이 8개월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원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혹은 100달러까지 상승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복수의 산업 소식통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하는 감산으로 유가가 목표 지점에 근접하고 있지만 OPEC이 감산을 지속할 것이란 신호로 풀이된다.
게다가 러시아 제재로 인해 다른 원자재 공급량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상품 가격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세계 2위 니켈 생산기업인 러시아 노르니켈(Nirnickel)이 주요 제재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에 니켈 가격이 6년 반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알루미늄 가격도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나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광석은 5% 뛰었다. 금속 가격이 이러한 급등세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촉발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국채를 팔아 헤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43%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근 1개월 만에 처음으로 0.55%를 넘어섰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비례로 움직인다.
엘윈 드 그루트 라보뱅크 거시전략팀장은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고 유로 가치가 소폭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원자재 종목도 상승하면서 중국 블루칩 지수가 1.1% 상승 마감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9% 상승했으며 에너지지수는 2.6% 이상 급등했다.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밀라노 증시에서도 산업 및 원자재 종목들이 선전하고 있다. 다만 범유럽지수는 이틀 간의 랠리를 펼치며 6주래 고점을 기록한 후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전반적으로 투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전 세계 50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로이터폴 결과, 올해 세계경제는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면 이러한 성장세는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S&P500 주가지수선물은 뉴욕증시의 보합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미달러는 박스권에 갇혀 있으며, 유로는 미달러 대비 지난주에 기록한 고점인 1.2413달러에서 한층 하락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오는 6월 조기 총선과 대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한 영향에 터키 리라는 전날 1년여래 최대 일일 오름폭을 기록했다.
상품 가격이 랠리를 펼치면서 호주의 부진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호주달러의 하락세가 억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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