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2년-10년 금리 차 2007년 이후 최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차가 10여 년 만에 가장 좁혀지면서 수익률곡선(yield curve, 일드커브)의 역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는 역사상 경기 침체를 예고했던 장단기 금리의 역전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는 0.428%포인트로 2007년 이후 가장 좁혀졌다. 단기물에 속하는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에 따라 움직이고 장기 금리는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기반으로 변한다.
장단기 금리 차(스프레드)를 보여주는 수익률곡선은 성장 전망에 대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수익률곡선의 움직임의 의미에 대해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 수익률곡선의 평탄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표적으로 1975년 미국의 경기 침체 직전 수익률곡선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설에 나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 같은 우려를 언급했다. 그는 “역전도니 수익률곡선은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다만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 수익률곡선의 평탄화는 전형적인 현상이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평탄화한 수익률곡선을 보면서 연준이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말 통과시킨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미국 경제성장률에 0.5%포인트가량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MO TCH 코어 플러스 본드 펀드의 대니엘라 마다로비치 매니저는 WSJ에 “금융 여건은 전반적으로 다소 타이트해졌다”면서 “우리는 매우 매파적인 연준을 시장이 견뎌낼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폰드 수석 전략가는 “단기물 금리의 상승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장기금리는 정책입안자들이 통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결국 최근의 수익률곡선 흐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IAA인베스트먼트의 캐서린 렌프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은 수익률곡선의 모습에 매우 민감해질 것”이라면서 “역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면 연준은 추가로 통화 부양책을 되돌리는 것에 제동을 걸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5~2006년 미 국채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가 30bp(1bp=0.p1%포인트)에서 제로(0)로 하락하는 데는 약 6개월이 걸렸으며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가 40bp에서 0으로 가는데도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자바즈 마타이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지난 13일 자 보고서에서 “(수익률) 곡선의 역전 가능성은 항상 심각하게 여겨져야 한다”면서 “수익률곡선과 침체 가능성 암시의 역사적 관계는 매우 비선형적”이라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