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포함한 주요 식량의 유통 기한과 필요한 식수 등 세부 정보 제공
방독 마스크 착용 및 핵전쟁 시 생존 안내문 숙지 권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러시아의 국영 방송사가 국민들에게 전시 상황에 적극 대비할 것을 주문해 관심을 끌고 있다. 조만간 미국과 전쟁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좌) <사진=로이터/뉴스핌> |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을 둘러싸고 미국과 마찰이 크게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즉각 강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TV 방송사인 러시아 베스티 24는 미국과 대치 상황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시청자들에게 비상 식량과 생수를 포함해 전시 상황에 적극 대비할 것을 종용했다.
방송사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전시 상황 대처 요령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식수는 물론이고 세수와 요리 등 각 항목별로 일간 필요한 물의 양부터 분유와 쌀, 설탕 등 주요 비상 식량의 유통 기한까지 실제 전쟁이 벌어졌을 때를 가정,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는 방공호에서 스파게티를 만드는 방법을 별도의 영상으로 제작했고, 기후 상황에 따른 비상 식량의 유통 기한 변화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언급했다.
아울러 방송사는 화학 무기 노출에 대비해 방독 마스크 착용과 핵 전쟁 시 생존 방법에 대한 안내 사항을 반드시 숙지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방송은 뉴스위크가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 데 따라 러시아에 전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한 뒤 하루만의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를 배후로 둔 시리아의 바샤르알 아사드 정권에 화학 무기 사용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군 당국은 미국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격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공습을 즉각 단행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