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기준금리 연 1.50% 동결
남북정상회담 한미FTA협상 추경 등 대외여건도 영향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했다. 물가·고용·내수 부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민지현 기자> |
이번 금통위는 지난달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 후 처음으로 열려 시장에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에서 1.50%로 0.25%p 올린 후 3회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엔 기대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월 1.0%, 2월 1.4%였던 소비자물가는 3월 1.3%로 발표됐다. 이는 한은의 물가 전망치 1.7%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다수의 금융기관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물가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하향조정할 것으로을 예상했다.
고용지표 역시 부진하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1.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대비 기록한 11.3%와 비교해 0.3%p 증가한 것으로 2016년 11.8% 이후 2년만에 최고치다.
남북·미중 정상회담, 보호무역 확산 등 대외적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도 금리 동결 이유로 꼽힌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내달 북미정상회담 등 외환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대형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또 가까이는 오는 15일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고, 멀리는 한미FTA 협상에 따른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가 임박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양국간 진행될 두달간의 관세 협상기간 동안 노이즈가 계속될 것이란 점도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신흥국 통화는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 등으로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달러/원 환율 역시 대내외 리스크 변화에 등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추경에 보조를 맞추는 의미에서 금리동결을 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 5일 정부는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추경 3조9000억원 중 2조9000억원이 청년일자리대책 사업에 배정됐다.
이번 금통위에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을 진행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추경효과를 반감시키는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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