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였던 분당구 금곡·구미동 교통호재로 '재평가'
분당 중심상권과 가까운 금곡동 집값 상승률이 더 높아
[뉴스핌=나은경 기자]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의 '변두리' 금곡동과 구미동이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신분당선 미금역 개통이라는 호재를 만나서다.
특히 금곡동 아파트는 분당신도시 평균 매맷값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분당내 인기지역인 서현동, 정자동 아파트값 상승률까지 따라잡을 태세다.
그동안 분당신도시와 용인 죽전지구 경계선에 있어 변두리 취급을 받았던 금곡·구미동이 새로운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4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월 대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30%를 기록했다.
이는 분당신도시에서 이매동(6.31%)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분당신도시 평균 매맷값 상승률인 3.50%보다도 1.8배 높다.
금곡동과 구미동은 지난 2014년부터 분당구 평균을 상회하는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곡동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분당구 평균 매맷값 상승률보다 최대 3.13배에서 최소 1.05배까지 높았다. 구미동 역시 지난해(구미동 9.76%, 분당구 평균 12.3%)를 제외하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분당구 평균보다 높은 매맷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금곡동 가격 상승률이 가파르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는 금곡동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8.79%)이 분당구 평균(2.8%)을 3배 이상 앞질렀다.
분당신도시 금곡동 및 구미동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연도별 변화 <자료=부동산114> |
2년 전 급등한 금곡동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달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뱅크의 아파트 거래동향을 살펴보면 미금역 주변 청솔 한라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3월 넷째주 기준 3.3㎡당 2302만원이다. 지난해 4월 같은 단지 매맷값 시세가 1655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동안 1.4배 오른 셈이다.
분당구 평균 매맷값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지난달 금곡동의 3.3㎡당 월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127만원으로 분당구 평균인 2035만원보다 높다.
금곡동과 구미동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이달 28일 신분당선 미금역이 개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분당선 미금역은 지난 2011년 사업 추진이 결정됐지만 지난 2013년에야 착공에 들어갔다. 미금역 개통으로 정차역이 늘어날 경우 수원에서 서울까지 고속으로 연결하는 신분당선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수원시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당신도시 중심부인 정자·서현·수내동과 다소 떨어진 금곡동과 구미동은 지난 2011년 신분당선 미금역 사업 추진이 확정되기 전까지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만한 개발호재가 많지 않았다. 이 일대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지난 2014년부터다.
분당 금곡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013년부터 2014년 초까지 판교발 부동산 광풍이 사그라들 때 하락한 분당 집값은 신분당선 미금역 사업 추진이 확정됐어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신분당선 미금역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도 되살아나 금곡·구미동 부동산 가격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실제 금곡·구미동 집값은 이후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기준 금곡동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1393만원으로 분당내 대표적 인기주거지역인 정자동(1971만원)의 70%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30일 기준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금곡동(1815만원)이 정자동(2066만원)을 88%까지 따라잡았다.
강남 집값 급등으로 인한 낙수효과도 이 일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분당 구미동 N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확실히 최근 두 세달 사이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신분당선 미금역 개통을 앞두고 서울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강남 대체재를 찾는 외지인들의 이목까지 집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 금곡동과 정자동 3.3㎡당 아파트 매매가격 비교 <자료=부동산114> |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팀장은 "금곡동이 구미동보다 분당 중심부에 가까워 집값이 교통 호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신분당선 미금역 사업 추진이 확정된 이후 구미동 아파트 가격도 오르긴 했지만 이곳은 중소형 아파트, 이중에서도 소형 아파트가 많아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