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자산 6조원대 모듈 및 AS부문 등 고수익사업 흡수합병
현대모비스, 지배회사 역할하며 미래차 등 현대차그룹 기술 리더로
[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으로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부품 등을 흡수·합병하는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개편 과정에서 조단위 세금 등 8조원대로 추정되는 자금이 필요해, 지분 30%를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증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 현대차그룹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인적분할(주식매수 청구권 없이 기존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기업분할)로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모듈사업과 AS부품사업부문 자산규모는 대략 6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가 이를 흡수·합병하면 자산은 13조5985억원으로 증가해, 이전(자산 7조809억원)보다 두 배 이상 커진다. 부채는 흡수·합병전 3조5206억원에서 2조106억원이 추가돼 5조5312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알짜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내줘야 하는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은 덩치가 절반가량 줄어든다. 자산은 18조8828억원으로 이전보다(자산25조3624억원)보다 30% 가량 감소한다. 부채도 2조1188억원으로 이전(4조1295억원)보다 50% 가량 준다.
전문가들은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로부터 얻은 알짜배기는 자산이 아니라 '돈되는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7년 기준 영업이익률을 보면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되는 모듈 및 AS부품은 10.3%에 달한다. 인수·합병후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률은 5.4%에서 7.7%로 오른다. 영업이익(세전)도 8890억원에서 2조3290억원으로 160% 급증한다.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증가로 정몽구 회장(6.7%)과 정의선 부회장(23.3%)의 지분가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된 28일과 29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15% 가량 급등했다. 이틀만에 정몽구 부자의 주식가치는 4000여억원 늘어, 총 2조1000억원에 달한다. 불과 이틀새 기아차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자금이 4000억원 이상 늘었다는 얘기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분할 합병 이후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회사 역할을 하면서 그룹 내 위상의 정점으로 부상했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리딩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다. 독일의 보쉬와 일본의 덴소 등을 능가하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사업을 28일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신기술 개발 및 연구용역사업, 신기술 관련 투자, 관리 운영사업 및 창업지원 사업 등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