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추진"발표
산은 "인수제안 받은적 없어, 개인 입장표명 불과"
"채권단 대응할 문제아냐..할 말 없다" 황당 입장
[뉴스핌=김연순 기자]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27일 공식 밝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인수 제안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표명에 불가하다"며 채권단 내 논의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27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타이어뱅크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채권단에) 제안한 것이 없고 (김정규 회장은) 개인의 포부와 계획, 희망사항을 밝힌 것"이라며 "제안한 것이 없는데 (채권단에서) 뭘 얘기할 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어 "(인수) 제안은 회사에 맞게 계획서가 나와야 하는건데, 개인적인 입장표명을 가지고 채권단이 대응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다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것마다 다 대응해야 하냐"고 덧붙였다.
즉 공식적인 투자제안도 없이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종료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 타이어뱅크가 갑작스럽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내업체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에 대해 "지난 2일 더블스타의 외부투자유치 공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고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늦은 시점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되는 것에 우리가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 그리고 의지와 상관없이 3월 30일이 시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사진=뉴시스> |
이날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6000억원대 인수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선 "타이어뱅크는 한국에서 가장 건전하고 건실한 기업"이라며 "타이어뱅크를 직접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고 타이어뱅크를 통째로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을 통한 인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현재 공동 인수 제의가 있어 경영과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측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기업이 타이어뱅크 외에도 두 곳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은 고위관계자는 "저희는 (인수제안서를) 받은 것이 없고 (마감시한을 앞두고)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본질은 금호타이어가 살아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