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소명 등 구속 사유 인정..구속영장 발부
李 변호인단·검찰 제출한 서류로만 심리
[뉴스핌=김기락 기자] 박범석(45세·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서류심사만으로 구속영장을 22일밤 11시께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부터 이 전 대통령 구속심사에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제출한 서류로 심리했다.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당초 이날 오전 10시30분에 예정된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탓에 서류로만 심리한 것이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이형석 기자 leehs@ |
통상 영장심사에는 피의자 본인이 출석하지만,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재판부가 변호인단과 검찰만으로도 심리기일을 진행하거나 양측이 제출한 서류로 심사할 수 있다.
박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법원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발령받았다. 당시 인사에서는 영장전담판사 3명 전원이 새 인물로 바뀌었다.
박 부장판사는 세 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연수원 기수로는 가장 선배다. 이언학(51세·27기) 부장판사, 허경호(44세·27기) 부장판사 보다 1기수 높다.
박 부장판사는 전남 영암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군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지법, 서울지법 북부지원, 광주지법, 서울고법 등에서 근무했다.
이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제1담당관과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 단독재판부를 맡았다.
박 부장판사는 사회지도층에게 대한 엄격한 판결로 정평이 나 있다. 영장전담판사로 부임한 뒤, 처음으로 맡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범죄의 소명이 있고 수사과정에 나타난 일부 정황을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또 박 부장판사는 지난해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부장판사 출신의 한 모 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8000여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박 판사는 “한 변호사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줘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명의를 빌려줘 신씨 등이 법률 사무를 처리하게 했다”면서 “사건 수임을 위해 알선료를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박 판사는 속칭 ‘꽃뱀’을 동원해 후배 교사들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혐의(공동공갈)로 구속기소된 전 초등학교 교감 이모씨에 대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