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車 생태계]<상> “사업 정상화 계획에 노사와 정부 등 동참해야”
가동률 하락, 유동성 위기 등 벼랑 끝 내몰려
“한국GM 사태는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이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백척간두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문제의 핵심은 적대적 노사관계와 파업,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낮은 생산성 등이다. 현대·기아차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한국GM의 길을 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한국GM병'을 깨끗히 치유해야한다. [편집자]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한국지엠(GM) 협력업체들은 21일 “한국GM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GM본사가 신차 투입 등 사업 정상화 계획을 제시하면 한국GM 노사와 정부, 산업은행 등은 손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GM 협력업체 30여개사 대표들은 이날 서울시 서초동 소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노동조합은 회사 측 요구사항인 임금인상 동결과 정기승급 시행 유보, 성과급 지급 불가 등에 적극 협력하고, 정부와 산업은행은 긴박감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3차 협력부품업체와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30만 명의 일자리를 지키고 자동차산업 생태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GM 협력업체들은 한국GM의 수출과 내수 판매 부진이 맞물리면서 지난 2월 공장 가동률이 50%수준으로 떨어졌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GM의 지난 1월 생산량은 4만4417대로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한 데 이어, 군산공장 폐쇄 조치를 발표한 2월엔 3만57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6%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GM 협력업체 30여 개사 대표들이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전민준 기자> |
이날 또, 한국GM 협력업체들은 군산공장 철수 등으로 부품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승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장은 “완성차 전체 납품금액 중 한국GM에 5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업체가 150개 이상이고, 그 중 100% 의존하는 업체는 86개다”며 “금융권에서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종을 관찰 대상 요주의 업종으로 지정,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한국GM과 거래하는 부품 협력업체들을 중점관리대상 업체로 분류,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GM 협력업체들은 납품대금으로 받은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는데,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들이 2~3차 업체에 발행한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2~3차 업체들이 먼저 부도, 부품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