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이란 무역 제재·반도체 수출 영향
[뉴스핌=이수진 기자] 지난해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수출 결제대금 중 원화 비중은 전년보다 0.3%포인트 오른 3.0%로 집계됐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최고치다. 수입 결제대금 중 원화 비중도 6.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입 대금 결제에서 원화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이란과 무역 거래에서 원화 결제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1년 대(對)이란 무역제재 이후 달러화로 무역 결제가 어려워지자 이란중앙은행이 국내 은행에 있는 원화 계좌를 통해 무역 대금을 지급했다.
지역별 결제통화를 보면 중동의 수입대금 원화 비중은 2009년까지 결제 내용이 없다가 무역제재 직전 연도인 2010년 0.2%에서 2011년 5.6%로 크게 오른 뒤 지난해 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대금도 무역제재 이전 0~2% 내외에서 2011년 10.7%로 두 자릿수로 늘어난 후 지난해 17.2%로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2015년 국제사회의 대이란 무역제재가 해제됐지만, 이후에도 미국 국내법상 달러화 결제가 금지되면서 이란과 무역 거래에서 원화 결제가 이어졌다”며 “이와 함께 공급자 우위 시장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출이 늘면서 대금 결제 때 원화 결제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화를 제외한 지난해 수출 결제비중은 달러화 84.5%, 유로화 5.3%, 엔화 2.8%였다. 수입의 경우 달러화 78.6%, 엔화 6.8%, 유로화 6.6%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수진 기자 (sue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