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조안전성 항목' 20%에서 50%로 대폭 조정
'재건축 이슈' 예민한 지역구 의원들, 15%로 수정
서울 양천 황희 의원,노원구 고용진 의원 등 참여
[뉴스핌=조정한 기자] 정부가 재건축 기준을 대폭 강화한 가운데,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거환경'에 따라 재건축을 가능케 하는 반대 법안이 발의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특정지역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단지에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정부는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중 20%를 차지했던 '구조안전성' 항목을 50%로 가중치를 높여 재건축 허가를 종전보다 훨씬 까다롭게 실시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아파트가 지어진지 30년 이상 지나도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없으면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워 사실상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재건축 이슈가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남·목동 등에선 반발이 컸지만, 일각에선 "콘크리트가 30년도 못 버티면 콘크리트냐" "쓸 수 있는 것 부숴버리는 게 말이 되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 지역구 주민들은 여당 소속 지역구 의원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투자자들 입장에선 의원이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구갑)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을 지난 13일 대표 발의했다. 공동 발의한 의원으로 같은 당 고용진 의원(노원구 갑)도 포함됐다. 황 의원의 지역구엔 목동아파트 재건축 문제가, 고 의원의 지역구엔 상계동 등 재건축 단지 문제가 있다.
개정안에는 국토교통부 고시에 있는 안전진단 평가 기준을 직접 법률에 명시했다. 또 기존 평가 항목에 '입주자 만족도'라는 항목을 신설하면서 구조안전성의 가중치를 50%에서 15%로 낮추는 등 항목별 가중치를 조정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1단지 주차장의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런 조정을 통해 평가 가중치는 입주자 만족도 30%, 주거환경 30%, 구조안전성 15%,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15%, 비용분석 10% 등으로 정해졌다. 입주자 만족도 항목은 입주자들이 건축자재나 설비의 노후화 등 현 거주 환경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정안에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건축물을 정비사업 대상이 되는 노후·불량 건축물로 정하도록 해 재건축 가능 연한을 30년으로 못 박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검토하면서 재건축 가능 최고 연한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다.
황희 의원실 관계자는 "입주자가 거주하기 불편하다고 판단되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재건축 결정 과정을 건물구조보다는 사람 중심으로 개편하고자 안전진단 항목 중 입주자 만족도 항목을 신설하고 주거환경 가중치를 높이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건축 연한을 30년으로 규정한 것은 정권에 따라 규제 내용이 바뀌지 않도록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