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노동력 확보 위해 임금인상 '고심 끝 결단'
일하는 방식 개혁 도입도 이어지져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일본 금속노조 관계자가 춘투 결과를 상황판에 작성하고 있다 <사진=NHK> |
이들 중소기업은 장래 경기·업황에 불안해하면서도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으로 일하는 방식 개혁(働き方改革)에 나서 사원들의 노동환경을 정비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 끝에 결단했습니다."
도치기(栃木)현의 한 자동차부품공장은 2017년 가을 9년 만에 기본급을 2% 인상했다. 하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수입제품에 밀린 탓에 수익이 수년 전부터 횡보했기 때문이다.
해당 회사 사장은 "실적만 보면 기본급을 인상할 여유는 없다"면서도 "5년 전부터 채용하는 인원 수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회사에 다니는 30대 남성 사원은 "입사 이후 급여 수준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의 학비를 생각하면 장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많은 수준을 바라진 않지만 임금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남성은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둔 4인 가족의 가장이다.
중소기업에 있어 일하는 방식 개혁은 과제지만, 이 회사에선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한때 오후 5시 전에 퇴근하는 제도를 시작했지만, 급한 수주가 들어오면 지키기가 어려웠다. 사장은 "시대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여러가지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말을 아꼈다.
임금 인상에 신중한 기업도 많다. 군마(群馬)현의 금속가공회사의 사장은 매년 봄, 십수명의 사원과 면담을 갖고, 4월부터 임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5년 간은 현상유지였다. 사장은 "(임금 인상은) 사원의 동기 부여로 직결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하고 싶다"면서도 "작은 회사는 실적 변동이 크기 때문에 간단히 올리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성공적으로 변혁을 꾀하는 사례도 있다. 도쿄에 위치한 금속가공회사 하마노 제작소(浜野製作所)는 지난해 가을 전년도에 이어 평균 월 3000엔의 기본급 인상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전년도 수익을 비교해 올해도 평균 월 수천엔의 기본급 인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마노 게이치(浜野慶一) 사장은 "대기업처럼 올리기는 어렵지만 사원의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기본급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 개혁도 추진하고 있다. 사전에 몇시까지 잔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뒤에 잔업을 하는 '잔업허가제'를 실시했다. 또한 신청시간과 귀가 시간의 오차를 분석해 바쁜 시기에 많은 사원을 직장에 배치해두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하마노 사장은 "단순히 일을 빨리 끝내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성을 확보하면서도 사원의 일상 생활을 충실하게 해주는 방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