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자택서 8분 걸려 서울중앙지검 도착
박근혜 18개 혐의·질문지 100여쪽...21시간 조사 ‘역대최장’
이명박 20개 혐의·질문지 120여쪽...기록 경신 가능성
[뉴스핌=김규희 기자] 검찰이 100억원대 불법자금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에 착수했다. 혐의가 20여개에 이르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1시간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뇌물 수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14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했다. 약 5km 거리를 이동해 오전 9시22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자택에서 검찰청사까지 단 8분이 소요된 것이다. 하지만, 조사를 마친 뒤 자택으로 돌아가기까지는 20시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의 경우 18개 혐의, 질문지 100여쪽에 이르렀다. 조사시간은 21시간으로 전직 대통령 상대 역대 최장 시간 조사였다.
이 기록은 이날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박 전 대통령보다 많은 20여개 혐의를 적용하고 120여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인 만큼 전례를 참고해 소환 조사 과정에서 예우를 갖출 것”이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3차장과 면담 후 오전 9시49분부터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1001호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중앙지검 1001호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특수1부 검사 사무실을 개조해 만든 조사실이다.
1001호실은 영상 녹화가 가능하다.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과정도 영상으로 녹화된다. 검찰 관계자는 “투명한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수사팀이 판단했고,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조사실 중앙에 위치한 큰 테이블을 중심으로 검사와 이 전 대통령 측이 마주앉는다.
이 전 대통령 대면조사는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가 번갈아 맡을 예정이다. 특수 2부는 10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첨단수사1부는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는 조사실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사 상황을 파악하고 수사팀에 지시를 내린다.
피의자 신분이지만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님’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박 전 대통령 전례를 따른다.
조사실 옆 휴게실에는 이 전 대통령의 휴식 등을 위해 간이 침대와 소파 등이 배치돼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