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무역협회 신임 회장 선출후 조직 재정비
"전경련 등 경제단체 글로벌 네트워크 적극 활용해야"
[뉴스핌=정탁윤 기자] "현 정부의 '대기업 패싱(Passing, 배제)'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일자리와 관련된 국민 아닙니까, 기업과 국민을 분리하는 반기업 정서가 문제에요. 이제라도 대한상의나 전경련, 경총 같은 경제단체들이 나서서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내줬으면 합니다."
"통상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 통상 담당만 할수 있는게 아니고 민간과 외교, 통상, 안보가 다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이에요. 예전 한미FTA 협상때 민간에서 여론 조성하고 정부에 건의하고 그러면서 정부 협상을 통해 성사된게 좋은 예지요. 그런데 최근 미국 미국 트럼프 정부와의 통상협상은 미국은 경제단체도 뛰고 하는데 우리는 좀 따로따로 뛰는 느낌입니다."
각각 한 대기업 임원과 경제단체 관계자 얘기다. 문재인 정부의 잇단 노동편향 정책 추진에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단체들이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계 입장을 대변해야할 경제단체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한편 정부가 이들 경제단체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통상 마찰 해결 등 주요 정책 과제에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과 대한상의, 무역협회,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등 국내 경제5단체는 이같은 '역할론' 요구와 맞물려 회장을 재선임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아울러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위축됐던 활동도 서서히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재계의 입장이 배제된 최저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판결 등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올해 역시 최저임금 추가 인상 및 산입범위 조정, 근로시간 단축,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현안이 수두룩하다.
사용자 단체인 경총은 최근 우여곡절 끝에 재계 원로인 손경식 CJ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정치권과 재계에 두루 넓은 인맥을 가진 손 회장이 현 정부의 친노동정책에 균형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감이 크다. 손 회장은 최근 한국노총과 노사정위원회를 잇따라 방문, 상견례를 갖고 노동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경총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할 말을 못하고 있다라는 것은 외부의 과도한 해석"이라며 "(새 회장 선출과 함께) 당연히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할 말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달 초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명의로 미국 의회와 행정부, 백악관 등 유력 인사 565명에게 서한을 보냈다. 미국의 철강 수입 제재 대상국에서 동맹국인 한국을 제외해달라는 내용이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사진=뉴스핌DB> |
전경련은 국내 경제단체중 가장 강한 미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한국과 미국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는 한미재계회의를 주관하며 미국 상공회의소나 미 의회 등과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정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한 바 있다.
전경련은 '최순실 사태'와 엮이며 현재 고강도 쇄신작업을 진행중이다. 현 정부의 주요 정책에 목소리를 내기엔 아직까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쇄신이라는 의미는 잘못된건 고치고 국가경제를 위해 필요한 부분은 더 뛰라는 의미지 않느냐"며 "통상에 적극적으로 뛰는 것은 또 다른 쇄신의 모습일수 있으니 그런 기회는 더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도 지난달 김영주 신임 회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무역협회는 조만간 회장단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의회 및 정부 인사, 재계 싱크탱크를 만나 최근 통상 현안에 대한 한국 재계의 우려를 설명할 계획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시대에는 정치와 경제와 분리가 되질 않는다"며 "특히 국제정치와 연결된 통상문제에서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