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영화 개봉·드라마 제작 사업 본격화…주가 상승세
글로벌 투자·배급사 도약…"해외 진출은 성과 확인 필요"
[뉴스핌=김형락 기자] 올해 들어 영화 관련주들 주가가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쇼박스가 비교적 강세를 시현중이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영화 ‘마약왕’과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제작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쇼박스는 전 거래일보다 1.71% 오른 5950원에 장을 마쳤다. 쇼박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0.3%. 제이콘텐트리도 올해 들어 주가가 21.6% 올라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약세 전환됐다. 3월 들어 제이콘텐트리는 그동안의 상승폭을 반납하며 9.6% 하락한 반면 쇼박스는 3월 초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영화 관련주인 CJ E&M과 NEW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5%, 11.7% 하락했다.
영화 관련주 최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쇼박스의 작년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6%, 25.5% 줄어든 265억원, 22억원이다. 이효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4분기 영화 ‘럭키’(관객수 700만) 흥행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나타났다”며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수익과 작년 11월 개봉한 영화 ‘꾼’(관객수 400만)의 실적이 반영돼 추정치(영업이익 22억)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조선 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조선명탐정3)’은 손익분기점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선명탐정3의 누적 관객수는 244만명을 기록중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엔 실적보다 신작 개봉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쇼박스는 오는 28일 영화 ‘곤지암’을 시작으로 ‘마약왕’, ‘돈’ 등 6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약왕’은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영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1970년대 마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두삼(송강호)과 그를 돕고 쫓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 ‘택시운전사’로 유일하게 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쇼박스가 다시 한 번 흥행 돌풍을 노리는 작품.
올해부터 드라마 사업도 본격화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2편이 올해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이태원클라쓰’는 쇼박스가 안방극장에 내놓는 첫 작품이 될 전망이다. ‘이태원클라쓰’는 다음 웹툰에서 일간 연재랭킹과 평점 1위를 기록해 그간 영상화 러브콜 1순위로 꼽혀왔다.
글로벌 투자·배급사로 성장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의 기대 요인이다. 쇼박스는 2015년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작품 6편을 공동 투자했다. 지난해 영화 ‘미호적의외’ 1편만 개봉한 상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광전총국의 승인만 있으면 후속 작품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며 “2년간 제작 공백을 감안하면 3개의 작품이 내년에 개봉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비율 30%, 관람객 1500만명을 가정한 중국 수익은 작품 당 1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 작품은 올해 2~3분기 안에 개봉이 점쳐진다. 쇼박스는 작년 현지 제작사인 ‘아이반호 픽쳐스’, ‘SKE(Sidney Kimmel Entertainment)’와 함께 할리우드 영화 ‘더 위도우(The Widow)’ 공동 제작에 나섰다. 영화 ‘크라잉 게임’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닐 조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연 배우는 이자벨 위페르와 클로이 모레츠다.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이효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5월 개봉한 ‘미호적의외’의 흥행실패(영업손실 15억원 추정)처럼 한중 합작 영화가 높은 투자 수익만을 안겨주지 않는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나 성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2월 선보인 드라마 ‘미스티’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영화 ‘리틀 포레스트’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작년 7편을 기록한 드라마 제작 편수가 13편으로 늘어 드라마 부문 가치 상승이 돋보일 전망이다.
CJ E&M은 올해 1분기 영화 ‘1987’과 ‘그것만이 내 세상’이 흥행에 성공하며 영화부문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골든슬럼버’가 부진하지만 관련 손실 폭은 2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영화부문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진단했다.
NEW도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염력의 흥행실패를 딛고 2분기 ‘바람바람바람’ 등 영화 3편과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영화 라인업 회복과 드라마 제작 본격화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