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지수 1월26일 이후 첫 사상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지수가 400포인트 이상 치솟는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랠리했다.
2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대폭 늘어난 동시에 임금 상승률이 주춤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 리스크 없는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풀 꺾였다는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했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40.53포인트(1.77%) 랠리하며 2만5335.7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7.59포인트(1.74%) 뛴 2786.5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2.86포인트(1.79%) 급등하며 7560.81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가 지난 1월26일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는 1개월래 최대 폭으로 뛰었다.
투자자들은 2월 고용 지표에 크게 반색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고용이 31만3000건에 달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주가 상승에 동력을 제공한 것은 시간당 평균 임금이었다. 지난달 임금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해 1월 2.9%에서 일보 후퇴하자 주가 급락을 초래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됐다.
헤니언 앤 월쉬의 케빈 만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 지표가 완벽했다”며 “미국 경제의 강력한 펀더멘털을 확인한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꺾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동 소식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북한의 의도부터 회담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부정적인 의견이 없지 않지만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가가 폭등한 동시에 시장 변동성은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5를 밑돌며 지난 2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투자 심리를 고무시켰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 이외에 예외 국가를 추가로 둘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경계감을 완화시켰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반스 총재는 이날 고용 지표 발표 후 CNBC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이번 고용 지표를 근거로 볼 때 연준의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성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 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연말 사임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주가가 1% 선에서 상승했다.
완구 업체인 토이저러스가 영업을 청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쟁사인 동시에 채권자인 마텔이 8% 가량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