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라질 유럽 등 주요국에 미국 주류 업계도 가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적인 관세 발언에 바짝 긴장했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국들이 앞다퉈 로비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오후 두 가지 상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그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 이외에 예외 국가를 둘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움직임이다.
알루미늄 <출처=블룸버그> |
완성품이 아닌 중간재를 공급하는 수출 국가 및 기업들은 물론이고 수입산 알루미늄 의존도가 높은 미국 맥주 업계도 해당 상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블룸버그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일제히 트럼프 행정부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서 면제시켜 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외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보복할 것이라는 위협과 함께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등 주요국들은 다양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이외에 다른 국가도 관세 예외 국가에 포함될 수 있다”며 “앞으로 1~2주일 사이 해당 국가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행정명령 서명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진정한 우방국과 틈새 상품의 경우 관세 대상에서 배제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는 판단에 주요국들은 바쁜 행보를 취하고 있다. 호주의 스티브 키오보 통상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호주가 관세 예외 국가로 합당하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미국 수출 상품이 완성재가 아니라 대부분 중간재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예외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유럽 주요국들이 미국과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관세에서 배제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외교부 역시 관세가 미국 정부와 공조 관계와 경제를 크게 흔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 정부에 관세 대상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무역 질서를 존중해야 하며, 자국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상응하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전화통화를 갖고 관세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밖에 미국 맥주 업계는 캔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에 관세를 면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예외 국가를 가려내는 실무 작업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주어졌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도 특정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앞세워 주요국들과 교역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