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아역배우로 데뷔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이세영(26)이 이번 tvN ‘화유기’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반전 매력을 뽐냈다. 1인 3역으로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세영이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 드라마 ‘화유기’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좀비로 처음 등장해 삼장의 피로 환생한 진부자 역으로, 그리고 극 중 악역인 신녀 아사녀까지 맡았다. 한 드라마에서 3명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좀비 연기를 준비하면서 연기적인 것 보다 몸의 움직임을 먼저 연구해야 했어요. 몸짓을 기본으로 시작해서 숨 쉬는 것 까지 연습했어요. 다른 드라마를 보고, 안무가 선생님한테 레슨을 받으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리고 부자를 연기할 때는 몰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고요. 작은 디테일들을 살리려고 끊임없이 생각했어요. 일반 캐릭터와는 다른 발성과 목소리 톤을 신경 썼어요. 그래도 연기적으로는 아사녀가 제일 힘들었어요. 너무 어려웠죠.”
‘화유기’ 속 아사녀는 용을 불러주는 신녀이자, 천년이 지나서 부활한 인물이다. 그리고 고혹적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캐릭터이다. 복잡한 과거를 가진 만큼, 이세영을 괴롭힌 역할이라고.
“아사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정말 어려웠어요. 직접적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촌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아사녀는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고혹적이고 섹시한 분위기가 풍겨야 했어요. 그리고 상대 배우들은 아사녀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몰라야 하지만 시청자들은 알아야 하잖아요. 그 미묘한 차이를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죠. 민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더 집중해서 했어요.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더라고요.”
1인 3역을 소화한 만큼 엄청난 감정의 기복 또한 표현해야 했다. 이번 작품에서 감정 기복의 폭이 가장 큰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세영일 것이다.
“그래도 저는 몰입은 잘하는 것 같아요. 하하. 애정이 있어야 그만큼 연구도 하고 몰입도 할 수 있잖아요. 악역인 아사녀를 할 때, 진부자를 할 때 감정이 폭이 크긴 했죠. 그래도 연기를 할 때 최대한으로 표현해도 그만큼 다 안 담기잖아요. 그래서 많은 생각을 했고, 감정의 기복을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는 진부자일 때도, 아사녀로 분했을 때도 극 중 저팔계인 이홍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에게 러브라인이 이어진 셈이다. 이세영은 이홍기와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 푸근한 팔계 이미지를 받았다”며 웃어보였다.
“제가 아사녀를 연기할 때 마음 속 한편에는 부자의 마음이 있었어요. 아사녀를 표현해야 하는데, 연기하는 제 자체가 이미 부자의 마음이 된 거죠. 그래서 나중에 (이)홍기 오빠랑 촬영을 하는데 너무 슬프더라고요. 또 홍기 오빠 눈이 정말 맑고 진정성이 있어요. 눈빛을 보면 굉장히 짠하고 애틋하고 몰입이 잘되더라고요. 푸근한 저팔계의 이미지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호흡은 정말 좋았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연구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생각보다 물 흘러가듯 유연하게 흘러가진 않았다. 초반에 잡음이 일면서 순식간에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 이세영 역시 이런 부분을 그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사실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일이었어요. 저는 잠깐씩 촬영하는 거라 괜찮았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걱정이 커지더라고요. 촬영이 재개되고 선배들이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려고 노력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다들 더 똘똘 뭉쳐서 마무리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번 저한테 작품은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사실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많이 울기도 했거든요. 힘든 만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준 고마운 작품이라, 그만큼 애틋해요.”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애정을 가지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메모한다. 그리고 여기에 그의 열정이 더해진다.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 흔들리지 않을 중심도 잡고 있었다.
“청소도, 밥도 열정적으로 먹어요. 하물며 일은 어떻겠어요(웃음). 동료들한테 폐를 끼칠 수 없잖아요. 앞으로 계속 하기 위해 굉장히 열정적으로 해야죠.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모든 것을 쏟아 붓고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더라고요. 지금 조금이라도 어릴 때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작품 속 인물이 매력적이라면 선택해야죠. 화제성, 시청률만 따지면 작품을 택하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 같아요. 결과적인 것만 바라고 연기하지 않으려고요. 하하.”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프레인T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