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조짐 본격화…위험자산 부담 우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도 동요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경우 현재 각국의 동시다발적 경기 회복에 지장이 생길 것이며, 지난 수개월간 강세장을 보였던 증시와 원자재, 신흥시장 자산 등 위험자산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34% 상승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등 우려로 지난달 10%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미국은 작년 말부터 물가 상승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 갈등까지 깊어진다면 뉴욕증시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1.5%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미국 투자전문업체 GMO의 벤 잉커 자산운용 부문 대표는 "관세가 부과되면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오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상승은 모든 금융자산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과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결정을 계기로 미국이 다른 원자재와 상품에 대해서도 보호 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선거 결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 오는 7일 발표되는 미국 무역수지 결과, 9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등을 주시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이미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으며, BNY멜론 자산운용의 레오 그로호우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를 올리면 미국 경제전망을 상향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전쟁이 증시에 미칠 위험이 크지 않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스테판 오스 CIO는 "무역전쟁 얘기나 이로 인한 증시 매도세는 모두 잡음이다"며 "무역전쟁 가능성이 매우 낮고, 시장이 이를 반영할 경우 증시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