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30세대, 취업 등 꿈 위해 부모 경제력 중요시
월소득 700만원 넘는 가정 청년일수록 '꿈'에 긍정적
[뉴스핌=김세혁 기자] “금수저였으면 벌써 취업했겠죠.”
광진구에서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를 하는 34세 K씨(남). 취업 이야기에 대뜸 금수저 이야기를 꺼냈다. 지방에서 어렵게 공부해 서울의 대학을 졸업한 그는 남들 공부할 때 일하느라 스펙을 제대로 못 쌓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K씨는 “못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부모 잘 만나 어려서부터 제대로 공부했으면 벌써 취업했으리란 좌절감이 든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9.9%. 최악의 청년실업률에 쓴맛을 본 N포세대가 청년정책만큼이나 부모 배경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나 지자체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들 사이에선 “애초에 금수저로 태어나면 그만”이라는 수저계급론이 여전히 팽배하다.
서울연구원의 최신 연구보고에 따르면 N포세대가 집중된 서울시 20~39세 청년들은 취업 등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부모 배경을 청년정책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서울연구원이 N포세대 804명을 대상으로 ‘취업 등 꿈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정도’를 물은 결과, 부모의 경제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20.9%로 국가의 정책적 지원(21.0%)과 거의 비슷했다.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 ‘내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등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한 청년세대들은 부모 월소득이 700만원 넘는 가정의 구성원으로 나타났다. 부모 경제력이 청년의 능력, 성공의 확신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수저계급론을 논하는 N포세대는 서울시 청년정책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좋지만 내용이 아쉽다고 말한다. 특히 정책을 내놓는 것만큼 유지나 보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P씨(31)는 “지방선거를 앞둬서인지 보여주기식 정책이 많다. 2조4000억원 규모의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큰돈 들여 공공주택‧육아를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취업이 먼저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대학교 졸업반 J씨(25)씨는 “좋은 취지로 만든 청년수당이 술집, 모텔로 새나가고 16억원 들여 78개나 만든 일자리카페도 사용률이 저조하다고 들었다”며 “정책만 내놓지 말고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정책 효과가 높아지고 청년들의 계급수저론도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