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의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은행(BOJ)의 새 체제가 시작돼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6일 발표한 채권 시장 관계자 앙케이트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집행부 하에서 앞으로 1년, 2%의 물가 목표나 마이너스 금리 등의 현행 정책이 전부 유지될 것이란 응답이 90%를 넘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를 연임하고, 부총재에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 BOJ 이사와 리플레파(派) 논객으로 알려진 와카타베 마사즈미(若田部昌澄) 와세다대학 교수를 임명하는 인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가 바뀌어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냉담한 반응이 두드러진다.
BOJ의 새 체제를 이끌 3인방. 왼쪽부터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 와카타베 마사즈미 부총재.<사진=일본은행,와세다대학교> |
앙케이트 조사는 조사기관인 QUICK이 지난 20~22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증권회사와 은행, 생명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의 채권 담당자 193명이었으며, 이 중 134명으로부터 회답을 얻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 물가 목표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90% 이상이 ‘유지’라고 답했다. 10년물 금리를 제로% 정도로 유도하는 장기금리 목표에 대해서도 ‘유지’라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은 81%가 ‘유지’라고 답해 모든 정책에 대다수 응답자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 봤다.
정·부총재 인사안이 제출되고 난 이후 금융정책 변경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감소하고 있다. QUICK이 지난 1월 실시했던 조사에서는 장기금리 목표를 포함한 장단기금리 조작에 대해 2018년 내에 정책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란 응답이 45%로 약 반수에 달했었다.
하지만 2월 조사에서는 장기금리 목표가 ‘인상될 것’이란 응답이 25%에 그치며, 정책 조정을 시야에 두고 있는 시장 관계자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ETF 매입에 대해서도 1월 조사에서는 올해 안에 ‘축소될 것’이란 응답이 29%였지만, 2월 조사에서는 18%에 그쳤다.
시장 관계자 사이에서는 리플레파로 잘 알려진 와카타베 부총재의 가세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은 이전보다 더욱 낮아졌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BOJ의 현행 금융 정책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투신투자회사의 고문은 “BOJ는 변화 없는 1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