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 상승에 투자심리 압박
지난해와 같은 강세장 기대는 어려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 끝에 내림세로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상원 지도부의 예산안 합의에 따라 이른바 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진정됐지만 오히려 금리 상승을 부추겨 주가를 끌어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9.42포인트(0.08%) 떨어진 2만4893.3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3.48포인트(0.50%) 내린 2681.6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3.90포인트(0.90%) 하락한 7051.98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수익률이 또 한 차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장 후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853%까지 급등, 앞서 다우존스 지수의 폭락을 일으켰던 수준을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재무부의 10년 만기 국채 발행 수익률이 2.811%로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자금 조달 비용이 대폭 상승한 셈이다.
존스트레이딩의 데이브 러츠 상장지수펀드(ETF) 트레이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커다란 증시 변수는 국채 수익률”이라며 “시장 금리 상승이 장중 주가를 압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시장금리는 상원의 예산안 합의 소식에 더욱 가파르게 뛰었다. 이날 미치 맥코넬(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년 예산안에 최종 합의를 이뤘다.
국방비를 중심으로 약 3000억달러를 증액한 예산안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이 실렸고, 이는 수익률 상승을 부채질했다.
금리 상승과 함께 주식시장의 강세장 역시 정점을 맞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기업 이익 증가와 경제 성장, 소위 디스인플레이션 및 저금리 등 상승 랠리를 주도했던 주식시장의 골디락스 여건이 소멸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를 맞은 것은 아니지만 수 십 차례의 최고치 기록을 세운 지난해와 같은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3% 이상 랠리했고, 멕시칸 레스토랑 업체 치폴레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에도 10% 이상 폭락했다.
장난감 업체 하스브로가 실적 호조에 9% 가량 뛰었고, 패션 업체 마이클 코어스 역시 이익 증가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했다.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 전날에 이어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는 발언이 제시됐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제시하는 ‘힌트’가 제시됐지만 소비자물가가 실제로 뛴 것은 아니다”라며 “중앙은행은 올해 중반까지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하며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