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국정원에 직접 자금 요구” 공소장 적시
검찰, 김백준 ‘방조범’-이명박 ‘주범’ 판단
[뉴스핌=김규희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사건의 ‘주범’으로,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판단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08년 5월께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4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 전 기획관에게 국정원에서 돈이 올 것이니 받아두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17일 구속심사에서 관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으나 이후 금품 수수 사실과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 자금을 보관하다 청와대 수석실 및 장관실 등에 자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이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국정원 돈 전달이 문제될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전 기획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부하직원을 통해 청와대 부근에서 국정원 특활비 1억원이 든 쇼핑백 2개를 건네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돈도 이 전 대통령이 원 전 원장에게 요구해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김 전 기확관을 ‘방조범’으로 적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백준 전 기획관에 대해서 주범이 아닌 조력자 역할을 한 점, 가담 정도를 가담해 주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