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최고...반도체 등 수출 증가도 기여
설비투자, 7년만에 가장 많은 14.6% 증가
[뉴스핌=허정인 기자, 이수진 수습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만에 3%대를 회복했다. 정권교체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또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도 이번 성장률 상승에 기여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1% 성장했다.
이는 지난 18일 한은이 발표했던 연간 성장률 전망치와 부합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 2017년 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4월(2.5%→2.6%)과 7월(2.6%→2.8%)에 전망치를 올려 잡은 데 이어 10월(2.8%→3.0%)에 다시 상향 조정했다.
작년 연초만 해도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 미흡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경제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건설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흐름을 보였고 건설투자가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은 3%대에 안착했다.
GDP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2년 2.3%로 2%대를 찍은 뒤 2013년 2.9%, 2014년 3.3%로 미약하게나마 상승세를 그려왔다. 하지만 2015년 2.6%로 다시 내려 앉았다. 직전 연도인 2016년 연간 성장률도 2.7%에 그쳤다.
이로써 2014년(3.3%)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 한해 성장률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1.1% ▲2분기 0.6% ▲3분기 1.5% ▲4분기 -0.2%였다.
연간 성장률을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이는 2011년(2.9%) 이후 6년 만에 최고다. 2012~2015년 전년 대비 1%대 성장을 기록했던 민간소비는 2015년 2.2%, 2016년 2.5%로 오른 뒤 지난해 2.6%로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
반면 정부소비는 3.7%, 건설투자는 7.5% 증가하며 각각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 예산 증가율이 둔화된 영향이 있고, 정부가 직접 지출하면 정부소비로 나타나지만 아동지원과 같이 복지정책으로 쓰이면 민간지출로 합산된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그 동안 높은 증가세(2016년 10.7% 증가)에 따라 역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설비투자는 14.6% 뛰며 2010년(22.0%) 이래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식재생산물투자는 3.1% 성장해 3년 만에 최고였다.
수출은 2.0%, 수입은 7.2% 늘었다. 수출은 2015년(-0.1%) 이후 2년만에 최저를 기록했지만 재화수출만 따로 떼서 보면 지난해 3.6%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4.5% 이후 4년 만에 최고. 글로벌 교역량 증가, 반도체 시장 호황에 영향을 받았다.
정 국장은 “물량기준 재화와 서비스 수출은 전반적으로 건실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2017년에 사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 수출에서 굉장히 마이너스 폭이 크게 나타나 전체 수출은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3.4% 성장했다. 이는 2012년 2.3% 이후 5년만에 최저다. 유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지난 한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가격이 함께 올라 교역조건이 개선됐으나 유가가 함께 오르면서 개선 효과가 상쇄됐다.
정 국장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에 2.8%에서 하반기에 3.4%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우리 경기가 건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총평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이수진 수습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