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임금인상률은 1994년 이후 24년 만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이 올해 임금인상 목표로 3%를 제시했다. 적극적으로 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아베 정부에 게이단렌이 응답하는 모양새다.
17일 NHK에 따르면 게이단렌은 전날 '경영노동정책특별위원회(경노위) 보고'를 발표하고 회원사들에게 3%의 임금인상을 요청했다. 경노위 보고는 일본의 임금인상 투쟁인 춘계투쟁(春季鬪爭·춘투)에서 경영 측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게이단렌에서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구도 야스미(工藤泰三) 부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사상 최고 수익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임금인상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각 회원사들이 수익에 맞게 긍정적인 검토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
NHK는 "게이단렌이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거론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올해 춘투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임금인상이 실현될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게이단렌에 따르면 과거 4년 간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2%대에 멈춰있다. 임금 인상률이 3%를 기록했던 건 24년 전(1994년)이 마지막이다.
구도 부회장은 "3%에는 경제가 과거보다 좋아졌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전에 비해 회원사들의 실적이 좋은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이단렌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아베 총리가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 임금 인상을 한 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소득확대촉진 세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아베 총리가 일본의 경제계 단체들과 가진 신년 축하회 자리에서 "경제의 선순환을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 3% 임금 인상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춘투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노사 간의 임금협상을 뜻한다. 기업별 노조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별 노조단위로 공동투쟁을 하는 게 특징이다.
협상력이 센 자동차, 전자업체 등 제조업이 교섭을 시작해 임금 인상률 등 노동조건을 결정하면, 그 뒤로 비제조업 등이 이를 근거로 삼아 협상을 시작한다. 대기업이 협상을 끝내면 3월 중순에 중소기업의 협상이 시작된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