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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할리우드 넘어 정치·문화까지 '제2의 페미니즘'

기사입력 : 2018년01월17일 16:38

최종수정 : 2018년01월17일 16:38

정치·예술 등 사회 이슈로 확산된 '미투'
카트린 드뇌브 "미투 운동 반대자도 페미니스트"

[뉴스핌=최원진 기자]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트위터 해시태그 하나가 이만큼 파급력이 클 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캠페인이 본격화된 건 작년 9월 5일, 뉴욕타임스(NYT)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보도한 뒤다. 미투 캠페인은 미국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문화, 언론, 정치를 흔들고 있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직접 고발함으로써 그동안 남성 권력 속에서 침묵해야 했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미투 캠페인은 여성인권 전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고, 일각에서는 미투 운동을 반대하는 이들도 나타나면서 '진정한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도 이슈화됐다.

◆ 할리우드 넘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미투'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프라 윈프리 <사진=뉴시스/AP>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 후보에 오른 배우와 감독, 제작진들이 약속한 듯 검은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긴 침묵 속에서 고통받아온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들의 집단적 항의 표시와 강한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한 미투 운동이었다. 이날 흑인 최초로 세실 B, 데밀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오랜 시간 동안 남성들의 힘에 대항해 진실을 말하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란 강렬한 수상 소감을 밝혔고, 그는 강력한 2020년 대선 후보로 거론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중 "오프라 윈프리와 대결이라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투 캠페인이 정치권 성스캔들을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건 작년 12월. 미국 민주당 미시간주 하원의원인 존 코니어스는 과거 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고 비난이 거세지자 코니어스 의원은 지난달 5일 사임을 선언했다. 이외에도 성 스캔들로 정계를 떠난 의원으로는 트렌트 프랭크스 공화당 하원의원(애리조나주), 알 프랭큰 민주당 상원의원(미네소타주) 등이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다수의 여성들에게 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설도 재조명되고 있다. CNN은 지난달 12일 '트럼프에 미투 시점이 왔다'란 제목으로 트럼프를 고소한 여성은 13명에 달하며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달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1%는 트럼프의 성 스캔들에 대해 "대체로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의회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63%였다.

여성 스포츠 선수도 성범죄를 고발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체조 4관왕인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도 36년 동안 여자 선수 130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감 중인 래리 나사르에게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시몬 바일스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 역시 나사르에게 성적으로 유린당한 많은 이들 중 한 명이다. 이런 끔찍한 경험이 날 규정짓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사르가 내 사랑과 기쁨을 훔쳐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작가 부르스 웨버와 마리오 테스티노 <사진=뉴시스/AP>

패션계도 비상이 걸렸다. 유명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와 부르스 웨버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남성모델들과 스태프들의 고소가 이어지자 보그와 글로시 매거진을 발행하는 콘데 나스트(Conde Nast)는 이들과의 협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버리, 마이클 코어스 역시 향후 마리오 테스티노와 그 어떤 협업도 하지 않겠다고 15일 전했다. 그동안 연예계, 패션계에 그림자처럼 존재했던 나쁜 관행과 악행이 이번 미투 캠페인을 통해 낱낱이 드러난 셈이다.

◆ '제2의 페미니즘?'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 미투 운동

"나도 당했다"며 스스로 부조리를 고발하는 미투가 여성인권운동에 대한 고찰로 심화됐다. 특히,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를 포함한 프랑스 여성 100여명이 일간지 르몽드에 미투 운동에 반기를 드는 서한을 공개하면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다. 특히, 드뇌브는 미투 운동을 청교도주의 같은 시대착오적인 캠페인으로 보고 "남성들의 유혹할 자유는 성적 자유에 필수불가결하다. 성폭행은 범죄지만 추파를 던지는 건 범죄가 아니지 않냐"라며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프랑스 내 주요 여성단체들은 "서한은 강간죄를 옹호한다"며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논란이 격화되자 여기에 앞장섰던 드뇌브는 14일(현지시간) 일간지 리베라시옹을 통해 "불쾌감을 느꼈을 성폭행 피해자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며 "요즘 SNS에 남성에 대한 공개적인 무차별 공격이 많아져 반대에 서명하게 됐다. 공개 서한에서 (성적인) 괴롭힘이 좋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 만약 있었다면 나는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반(反)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란 지적에 대해서는 "낙태가 형법으로 처벌당하던 시절 낙태권 허용 촉구 성명에 서명했던 나다"라며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밝혔다.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 <사진=뉴시스/AP>

드뇌브의 페미니스트 커밍아웃은 곧 '진정한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대두됐다. 영국 더가디언지는 지난 14일 보도한 '미투 여파 후 프랑스 페미니즘에 대한 내부자의 가이드'란 제목의 기사에서 프랑스 작가이자 정치 평론가 아그네스 포리에는 "페미니즘은 남성 권력 앞에 구속된 목소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 페미니즘은 이와 반대"라며 "요즘 여성운동가들은 다수가 맞다는 기준을 강요하고, 이에 줄을 서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나는 여성으로서 이런 페미니즘을 인정하지 않는다. 남성 권력에 대항하는 운동이 아닌 남성 혐오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라며 드뇌브를 페미니스트로 인정했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적절한 추파의 범위와 성범죄가 성립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공개 서한에 사인한 100여명 중 한명인 심리분석가 사라 치체는 미투 운동이 "너무 과하다"며 "남성이 조금만 외설적인 농담이 섞인 문자를 보내면 요즘 SNS상에서는 성범죄자와 동급으로 취급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과 프랑스인들의 다른 페미니스트 문화와 성인식이 이런 논쟁을 일으켰다.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페롯도 서한에 대해 "(서한 서명자들은) 미투 피해자들에 느끼는 감정이 부족할 뿐이지, 그들은 자기 생각을 많은 사람과 공유했다. 논쟁은 실제 일어나고 있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서한을 사인한 여성들은 비록 다수와 다른 생각을 가졌지만 같은 여성운동가라고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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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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