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가상화폐 캐는 청춘] 투자 둘러싼 갈등 급증…'네탓내탓' 공방에 '도박꾼' 취급도

기사입력 : 2018년01월16일 15:22

최종수정 : 2018년01월16일 18:33

투자금 손실 "네 탓" 가족·친구간 마찰
24시간 폰보는 '폐인' 의사소통 감소
"'도박' 중독 가까워, 비투자자와 괴리감 ↑"

[뉴스핌=황유미 기자] #김현수(가명·29) 씨는 비트코인 투자를 두고 얼마전 대학동창 모임에서 친구와 크게 다퉜다. 동창 추천으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에 여윳돈 200만원을 투자했지만 반토막이 난 것. 술자리에서 친구와 '네탓내탓' 언성을 높인 김씨는 다른 친구들의 중재로 화해는 했지만, 집에 돌아오는 내내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김씨는 "(가상화폐 투자로)몇 천 만원씩 손해본 사람도 있지만 100만원도 내게는 큰 돈"이라며 "투자를 추천한 친구는 적당한 때 빼 손해를 보지 않아 조금 원망스러웠다. 술자리에서 큰 소리가 오고간 것도 그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사회의 2030세대를 휘감은 가상화폐 붐이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24시간 휴대폰만 붙들고 사는 '가상화폐 폐인'이 양산되는가 하면, 투자금을 까먹고 친구·부부 간에 고성이 오간다. 가상화폐 열풍만큼이나 투자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급증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다툼은 김씨처럼 가상화폐 투자로 손해를 봤을 때 벌어진다. 최근 정부의 거래소 규제 움직임이 빨라지며 이런 사례도 급증세다. 코인 가격이 오를 때 주변 추천을 받고 샀다가 정부의 각종 규제안에 울상을 짓기 일쑤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직후 급락장이 대표적이다. 

직장인 J씨(남·34) 사정도 비슷하다. 가상화폐 리플과 이오스에 300만원을 투자, 1200만원까지 불린 동생에 500만원을 맡겼지만 가격 급락으로 130만원만 남았다. J씨는 "내 돈을 넣자마자 가격이 떨어져 지금 이 모양"이라며 "동생과 사이는 당연히 멀어졌다"고 속상해했다. 

직장인 H씨(남·37)도 "아내의 치과교정 계약금 140만원과 비상금 60만원 등 200만원을 투자했으나 지금 절반 가깝게 손해보고 있다"며 "6년 가까이 쌓아올린 가장 체면이 와르르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투자냐 도박이냐.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차에 따른 갈등도 많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5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상화폐에 투자를 해봤다는 응답자(61.5%)들은 평균 210만원을 투자, 492만원의 소득을 거둬들였다. 평균 수익률이 234%나 된다.

당연히 2030세대는 가상화폐 구매를 '투자'로 인식한다. 반면 부모세대는 '투기' 혹은 '도박'이라며 나무란다. 알트코인에 500만원을 투자한 취준생 S(남·29)씨는 "언론 영향인지 부모님은 가상화폐를 '투기'나 '도박'쯤으로 보며 걱정한다"며 "'너무 빠지지 마라' '얼른 그만두라'고만 하니 부담되고 신경 쓰인다"고 답했다.

좀비마냥 24시간 휴대폰을 붙들고 살면서 야기되는 다툼도 있다. 마감시간이 있는 주식과 달리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되고 가격 변동폭이 커 한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과 소통에 무리가 따른다. 

가상화폐 투자자 대학원생 K(여·29)씨는 "보다못한 친구가 '우리 만나러 온 거 맞냐'고 서운해했다"며 "약속 있을 때 휴대폰을 안 보거나 미리 양해를 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신 5개월차 주부 L(31)씨도 "요즘 남편이 퇴근하면 휴대폰만 잡고 있다"며 "홀몸이 아니라 자주 밖에 나가지 못해 남편만 기다리는데, 화가 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가 사실상 '도박'에 가깝기에 이러한 갈등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몰입을 넘어 중독되면서 지인들과 심리적 괴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 또 높은 기대 속에서 손실을 봤을 때 실망감이 커 투자를 추천한 사람들과 관계가 틀어진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사회가 불안하면 일확천금을 바라는 도박·사행심리가 성행한다"며 "불안한 현실에 가뜩이나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 상실에 대한 불안) 성향이 강한 젊은세대가 가상화폐를 유일한 돈벌이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상화폐에 빠지면 기성세대·주변인들과 괴리감이 생기고, 그 탓에 사사건건 부딪히는 것"이라며 "정부는 블록체인 등 가상화폐 관련 기술은 인정하되 엄연히 도박에 가깝다고 판단, 세밀한 정책을 만들고 그 정보를 국민에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주니어, 내주 방한…정용진 초청 [서울=뉴스핌] 남라다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주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방한 후 정용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은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과 유관 단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이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방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일정하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2025-04-23 16:49
사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사건 전합 회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대법원이 22일 곧바로 심리에 들어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첫 합의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4.22 leemario@newspim.com 앞서 대법원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 사건 2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첫 합의기일도 열리게 됐다. 전합은 종전의 판례를 바꾸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 사건을 다룬다.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고,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는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단 이번 사건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이 회피신청을 했다. 이에 이 사건은 조 대법원장과 나머지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심리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이 전 대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전합 판단을 받게 됐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6월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하고,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7월 전합은 이 전 대표 사건을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전 대표 사건 선고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6·3·3원칙(1심 6개월, 2·3심 3개월)'을 준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오는 6월 26일까지 선고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달 3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만큼, 이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1심은 이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부분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해당 발언들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hyun9@newspim.com 2025-04-22 15:2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