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로 아파트까지, 주식배분으로 이익공유
알리바바는 최대 100개월치 월급 보너스로 지급
[뉴스핌=백진규 기자] 춘제(春節, 중국 설)를 앞두고 중국 기업들이 직원이탈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복지를 비롯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연말 보너스만 받고 이직하는 직원을 붙잡기 위해 급여인상 주택지원 주식공유까지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 왕웨이, 원하는 걸 주는 '촌놈식 경영'
왕웨이 순펑택배 회장 <사진=바이두> |
자수성가형 CEO로 유명한 왕웨이(王衛) 순펑택배(順豐) 회장은 설을 앞두고 “촌놈식 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직원들이 원하는걸 주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왕 회장은 20만명이 넘는 택배직원들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만큼, 이들을 존중하고 인정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왕 회장은 “급여와 보너스는 물론 매년 인상해야 한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사는 직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해 줄 것이다. 공평한 대우를 원한다면 공평하게, 추가근무를 통해 수당을 받고 싶다면 추가근무와 확실한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모든 직원들에게 야근을 시키는 대신, 원하는 직원이 확실하게 근무하면 이에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택배업계 특성상 전문 인력업체를 통해 파견 받는 직원들이 많은데, 왕 회장은 ‘같은 업무 같은 대우’ 원칙을 명확히 본점과 파견직원간의 차별을 없앴다. 동일 직급에서 동일 근무를 했다면 월급 보너스는 물론이고 사회보험금 지원 등도 동일하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 런정페이, 급여인상 주식공유에 아파트까지 제공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바이두> |
‘중국 야근 1등 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보너스, 주식공유, 주택지원을 통한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다만 내부 경쟁을 통해 조직에서 도태되는 직원의 이탈은 막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런 회장은 “연말 보너스에 돈을 아끼지 않겠다. 다만, 회사 기여도에 따라 보너스 금액은 물론 지급 시기를 조절하겠다”며 “도태되는 직원은 결국 잘려져 나갈 수밖에 없다. 좋게 만났으니 좋게 헤어지자”고 엄포를 놨다.
런정페이 회장은 비상장사인 화웨이 주식의 단 1%만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주식은 투자자들과 ‘화웨이 직원주주회’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직원주주회에 속한 주요 직원들은 런 회장과 함께 회사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회사 이전 소식을 구체화하면서 직원 집값 해결 계획도 제시했다.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광둥성 선전시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이자 살인적인 집값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임금으로 유명한 화웨이 직원들도 급여만으로 집을 산다는 건 평생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이에 화웨이는 회사를 선전 옆인 둥관(東莞)으로 이전하면서, 직원들에게 아파트 3만가구를 1제곱미터당 8500위안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중 분양가 2만5000위안의 1/3 수준이다. 아파트 구입은 근무 3년 이상 직원에게 해당되며, 정부 규정에 따라 첫 5년 임대 후 구입 가능하고 구매 5년 후 매매가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70제곱미터 아파트를 기준으로 화웨이 직원이 직원아파트를 분양 받는다면 단순 계산으로만 115만위안의 보너스를 받는 것과 같다”며 “앞으로의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생각하면 이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둥밍주, 전 직원에 아파트 제공
둥밍주 거리전기 회장 <사진=바이두> |
‘철의 여인’ 둥밍주(董明珠) 거리전기(格力電器) 회장은 전 직원에게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주거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던 그의 발언은 중국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둥 회장은 평소에도 “직원 임금 인상은 기업의 책임”이라며 “기업의 원가 관리를 핑계로 직원 복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에는 모든 직원들의 월급을 1000위안 이상 인상해 주목 받기도 했다.
둥 회장은 신년인사에서 “사옥이 아닌 직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개인 아파트를 제공하겠다. 생산직 관리직 불문하고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지원할 것이며, 조건은 퇴직 임기를 마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마윈, 최대 100개월치 월급이 보너스
알리바바 마윈 회장 <사진=바이두(百度)> |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직원 채용 및 임금 인상에 가장 엄격한 CEO로 유명하다. 이유 없는 직원채용과 임금인상은 언제든지 회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직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부서의 직원을 오히려 줄인 일화도 유명하다.
대신 마윈 회장은 ‘271원칙’에 따라 통 큰 연말 보너스를 제공한다. 271원칙이란 20%의 우수직원, 70%의 평범한 직원, 10%의 뒤쳐지는 직원을 차등 대우하는 방침이다.
상위 20% 직원은 최소 5개월치 이상 급여에 실적수당과 인센티브 등을 추가로 지급받는다. 지난해 말 가장 많은 보너스를 받은 직원은 모두 100개월치의 월급을 한 번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직원들은 4개월치 이상 급여와 설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받는다.
반면 마윈은 10%의 뒤쳐지는 직원들을 ‘주인 없는 들개’에 비유하면서 깎아 내리기도 했다. 회사의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논리다.
마윈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직원 아파트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에 380채의 직원용 아파트를 완공해 주거 부담을 낮추고, 앞으로 직원용 아파트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