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낮아도 경기 과열로 상쇄"
점진적 금리 인상 필요성 거듭 강조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 과열을 우려하며 점진적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윌리엄 더들리 <사진=블룸버그> |
더들리 총재는 뉴욕서 가진 한 연설에서 앞으로 몇 년 안에 미국 경제가 감세정책 등으로 인해 과열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금리를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아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통화완화 정책과 양호한 금융 여건, 점차 확장적인 재정 정책 등에 힘입은 추세선 이상의 성장 전망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 시장이 더 타이트해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대폭 웃돌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연준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빠르게 부채질할 것이며 따라서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들리 총재는 감세 조치와 최근 경기 개선 모멘텀으로 인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5~0.75%포인트 상향 조정해 2.5~2.7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감세안 효과는 전망 상향분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이미 타이트하고 금융 여건도 완화된 상황에서 감세안으로 인해 성장세가 빨라진다면 연준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브레이크를 더 세게(더 강력한 긴축) 밟아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또 다른 리스크는 미국의 장기 재정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세안으로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재정 여건은 지난 경기 사이클의 마지막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의 응답 시간 중 더들리 총재는 연준이 올해 예상하고 있는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전망) 출발점으로 보기에는 무리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긴축 속도는 미국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력하고 물가도 더 빨리 오른다면 분명 금리 인상 횟수가 3차례 보다 늘어날 것이고 반대로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낮게 유지된다면 긴축 속도를 다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감세안이 올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지만 물가에는 상방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