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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과 예술이 제대로 만난 인천공항 제2터미널…'아트 포트' 구현

기사입력 : 2018년01월11일 17:43

최종수정 : 2018년01월11일 17:43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3층 출국장 진입부에 설치된 'Great Mobile'.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자비에 베이앙 <사진=이현경 기자>

[뉴스핌=이현경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아트 포트'를 구현했다. 이로써 여객들은 공항에서 미술 여행을 덤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아트 포트'는 예술을 의미하는 Art와 공항인 ‘Airport’를 합한 것으로 여객서비스에 문화 서비스를 더한 인천국제공항만의 차별화된 공간이다. 아트 포트는 자비에 베이앙을 비롯해 지니 서, 율리어스 포프, 김병주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18일 제2여객터미널 오픈을 앞두고 ‘아트 포트’(Artport)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아트 포트’ 미술품을 공개하고, 작가 자비에 베이앙이 참석해 취재진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자비에 베이앙의 'Great Mobile' <사진=뉴시스>

자비앙 베이앙의 설치물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진입부(동편, 서편)에 위치해있다. 공항으로 들어오는 여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인 ‘Great Mobile'은 약 18.5m 높이에 이르는 거대한 모빌설치물이다. 

자비에 베이앙은 이번 ‘아트 포트’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 해 동안 비행기처럼 큰 스케일의 큰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억누르는 느낌은 없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리고 공공기관에 어울리는 작품을 원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화이트큐브 갤러리 전시되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공간과 융합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일어나길 바랐다”며 “모빌은 사진을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풍경이 나온다. 모빌은 움직임과 관련이 있고 동시에 유연한 성격을 갖고 있다. 움직임이 많은 공항과도 관련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비에 베이앙은 공항이 주는 미술관의 풍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공항을 통해 여행하는 건 특별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이 일반적인 일이 됐다”면서 “제 예술품이 이제는 여행이라는 경험에 특별한 것을 심어줄 수 있는 조각이 되길 원한다. 공공기관에 있는 예술품이고, 이동 인구가 많은 공항에서 사람들의 이정표, 혹은 약속장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니 서의 작품 ‘윙스 오브 비전(Wings of Vision)’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탑승 게이트(윙 지역)로 이동하는 구역에는 지니 서의 작품 ‘윙스 오브 비전(Wings of Vision)’을 마주하게 된다. 면세점 구경을 하면서 미술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국장 동편과 서편 양쪽에 걸쳐 총 1.5km에 달하는 19개의 아트 파빌리온이 이어진다. 그 위로 수 놓는 구름의 조화로운 변주가 펼쳐진다.

벽면 설치이기 때문에 언뜻 보면 광고로 혼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 하나도 같은 모양의 구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일이 라인을 수작업해서 만든 것으로 작가의 나남다른 정성이 깃든 작품이다. 밤이 되면 파빌리온에 불이 켜지고 이는 공항 유리창에 반사 돼 다르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디자인 비채의 '미디어 클라우드' <사진=이현경 기자>

이어 디자인 비채의 ‘미디어 클라우드’를 마주할 수 있다. 이는 대기시간동안 예술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선형의 곡면 LED 스크린에는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가 보여지며 여객들은 설치된 터치 스크린을 조작하여 스크린에 본인의 사진을 넣거나 메시지를 적어 보낼 수 있다.

율리어스 포프의 ‘Bit. Fall’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수화물수취구역에는 율리어스 포프의 ‘Bit. Fall’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서울을 방문한 사람들을 환영하고, 동시에 비행으로 인한 피로가 쌓인 여객들의 기분을 환기시켜주기 위해 이와 같은 작품을 설치했다.

‘Bit. Fall'은 폭포수처럼 위아래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단어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어, 일어, 중국어, 아랍어, 힌두어, 프랑스어 등 총 9개국의 언어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은 모두 각국의 주요 매체에서 가장 화두 되는 단어를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이 작품에는 미니컴퓨터가 탑재되어있고, 각국 미술 사이트로 자동 연결돼 정보를 받아 단어를 구성한다. 이 단어들을 통해 세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현대 사회에서 이 단어들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수화물 수취구역 동편 벽면부에 설치된 김병주의 ‘Ambiguous Wall' <사진=이현경 기자>

1층 수화물 수취구역 동편의 벽면부에는 김병주의 ‘Ambiguous Wall'이 설치돼 있다. 이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작품으로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로 양분되는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간성을 만들어냈다. 이 입체감에서 시간의 깊이와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으며 이 작품을 본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김혜진 과장은 아트 포트에 대해 “인천국제공항 제 2터미널은 전자화되어 빠른 수속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객들은 2시간 정도 남는 시간동안 면세점 구간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46억원을 더 투자해서 자비엥 베이앙 등 거대한 규모의 미디어 아트, 미디어 갤러리를 만들었다”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것이 만나도록 많은 배치에 신경을 썼다. 하늘로 비행하기 전에 관광을 먼저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 프로젝트가 한국의 공공미술 트렌드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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