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정규직 전환시 정규 신입보다 5호봉 낮아질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기업은행이 준정규직인 영업점 텔러(창구직원)를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들에게 신입행원보다 최대 5호봉 경력을 인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는 별도 직군으로 관리하거나 신입행원의 하위 등급으로 분류하는 다른 은행에 비해 파격적이다. 이로 인해 기존 정규직 행원과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준정규직 33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텔러의 경력에 따라 5급 6호봉부터 16호봉까지 인정하는 안을 논의중이다.
통상 기업은행 정규직 신입행원은 5급 11호봉을 받는다. 일반 텔러는 정규직 신입사원보다 5호봉 낮지만 고연차 텔러는 5호봉 높게 된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호봉이 높은 전환직원에 대해서도 일정 호봉승급 유예기간을 두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준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설명회에서 공개된 이후 의견수렴을 거치는 중이다. 현재 근무 중인 정규직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준정규직의 경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갈등도 없지 않다.
정규직 입장에서는 5~6년 뒤면 정규직으로 전환된 3000여명의 텔러와 승진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 승진 인원에 한계가 있는 은행의 특성상 정규직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텔러 측에서도 불만은 있다. 고연차 텔러는 5급 16호봉으로 인정해받는다 하더라도 연봉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텔러가 정규직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동일 노동을 하게 됨에도 신입사원보다 낮은 호봉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 노사는 준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지만 세부 안에는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정기인사 이후에 본격적으로 세부사항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일괄 정규직 전환을 선택한 이후로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