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아쉬움 토로 "규제완화 거꾸로 "
현정부 2년차 경제성적으로 검증…통로는 기업 실적
[뉴스핌=정탁윤 기자]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규제개혁이라는 단어가 오랜 기간 언급됐지만 큰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이제는 둔감해진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는 늘어나야 하지만 낡은 규제는 정말 이제 없앨 때가 됐다"고 밝혔다.
1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규제를 바꾸는 담당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해서 주저하고, 입법부에 가면 논쟁을 거듭하다 안되고 여기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20대 국회 들어 기업 관련 법안이 1000건 이상 발의됐는데, 그중에 690여건이 규제 법안"이라며 "지금도 규제가 많다고 하는데 700건 가까이 보태야 할 규제가 무엇이냐, 진짜 거꾸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국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회장은 "갈등과 대립의 일상화, 변화 지체 등을 보면 자괴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규제, 이해관계자들의 대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국회도 법 바꿔달라고 그렇게 찾아갔어도 갈수록 점점 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원칙과 현실의 문제를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형석 기자 leehs@ |
특히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최저임금 문제의 경우 정말 소득이 낮은 곳을 확인해서 그쪽으로 혜택이 많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이 4% 정도 되는데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니 중소기업은 정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국 이런 문제는 국회에서 입법이 돼야 해결되는데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속절없이 시간 가는 건 정말 안타깝다"며 "자원, 기반기술, 역량, 체제 등 모든 것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선진국과 경쟁할 때 유일한 경쟁우위는 '스피드'였는데 그 장점이 입법부에서 와해된다고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부의 이른바 기업인 패싱(Passing) 논란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선 기업인 입장에서 내가 듣기 거북한 얘기가 자꾸 나온다고 해서 그걸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정부든지 2년차로 접어들면 성적표로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결국은 경제성적이고, 그 통로는 기업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홀대론' 논란에 대해서도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그랬는데 국내에서는 (대통령) 순방을 굉장히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며 "거기에 관련돼서 노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허탈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