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코인 나눠주니 호재
차별성 없어 사기사건도 발생
[뉴스핌=강필성 기자] 가상화폐의 '큰 형'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또 다시 분화한다. 정확히는 하드포크를 통한 스냅샷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최근 비트코인다이아몬드, 비트코인신(GOD), 슈퍼비트코인이 분화한 데 이어 비트코인캐시플러스, 세그윗2X, 유나이티드비트코인, 비트코인 피자 등이 분화를 예고한 것.
하지만 무분별한 분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기술적 검증이나 차별성은 모호한 채 아류만 남발되고, 이 과정에서 사기사건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
28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연말을 앞두고 잇따라 스냅샷이 이뤄질 예정이다.
비트코인신과 비트코인파일이 지난 25일 하드포크를 진행했고 비트코인캐시플러스가 5만1407블록에, B2X코인이 50만1451블록, 비트코인실버가 50만1878블록에 각각 분화될 예정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50만1366블록까지 채워져 있다.
스냅샷은 새로운 코인을 기존 보유자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호재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스냅샷을 통해 분화한 가상화폐의 가치는 고스란히 수입이 되기 때문.
문제는 스냅샷이 과도하게 이뤄진다는 것. 비트코인은 올해에만 벌써 10개가 넘는 가상화폐를 분화시켰다.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 등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되지만 전문가들 조차 생소한 가상화폐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핫, 비트코인엑스, 비트코인올, 비트키인킹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가상화폐도 올해 분화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에서 분화한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골드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꾸준히 시총이 높아지면서 이를 본뜬 다양한 비트코인 파생 가상화폐가 등장하는 중”이라며 “이 중에는 기술적 검증이나 차별성조차 모호한 가상화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드(node)를 확보해야만 하는데 이조차도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소한의 안전성 조차도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글로벌 거래소 중 비트코인 분화 코인을 모두 상장시킨 경우는 없다.
그러나 이를 거래소가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가 덮어놓고 하드포크한 가상화폐를 왜 주지 않느냐고 따져서 비트코인골드가 충분한 검증 없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이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고교생의 사기극으로 드러난 비트코인플래티넘이 대표적인 경우다. 비트코인플래티넘은 비트코인으로부터 분화된다고 예고했지만 사실은 기술적 타당성은 커녕 분화조차 불가능한 가상화폐였다.
그럼에도 당분간 비트코인의 스냅샷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공개된 소스코드를 조금만 수정하고 그럴싸한 문구만 붙이더라도 스냅샷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개발자들은 모두 익명이고 유통되는 가상화폐에 대한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