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반도체 투자 증가에 맞춰 인프라 확충"
연구개발부터 제품생산까지 '단일 생태계' 구축
[뉴스핌=유수진 기자]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가 전라남도 여수에 전자소재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아태지역 전자소재 본부와 연구개발(R&D) 센터를 서울에 구축한데 이어 제품 생산까지 시작하며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소재 '허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바스프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남 여수 전자소재 생산공장 완공 소식을 전하며, 이날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바스프가 전남 여수에 전자소재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사진제공=바스프> |
이 공장에서는 최첨단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암모니아수가 생산된다. 초고순도 암모니아수는 제조공정 단계별로 반도체를 세척하는 데 사용되며, 특히 10나노미터 이하의 차세대 반도체에 쓰인다. 현재 바스프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세정 및 에칭용 혼합물 등 전자소재 양산을 위해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바스프는 이번 공장에 대해 "최첨단 분석 실험실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국내외 전자업계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추가 증설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바스프는 한국에 전자소재 생산공장을 지은 배경에 대해 한국시장에서의 반도체 투자 확대 때문이라고 했다.
보리스 예니쉐스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본부 사장은 "한국에서 반도체업체, 전자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향후 계획이나 투자에 발맞춰 함께 투자를 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삼성이 반도체 분야 투자를 인텔보다 더 많이 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그 정도로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한국에 인프라를 확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돼 역내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예니쉐스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본부 사장이 전남 여수에 관공한 전자소재 생산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수진 기자> |
이번 전자소재 생산공장 완공으로 바스프는 국내에 완전한 단일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2013년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본부를 서울에 설립하고 이듬해 경기 수원에 아태지역 전자소재 R&D센터를 개소한데 이어 제조역량까지 갖추게 된 것.
신우성 한국바스프 대표이사는 "4년 전 아태지역 본부를 서울에 유치하고 3년 전 수원에 R&D센터를 연 것과 동일한 선상의 마지막 지점으로 국내생산을 앞둔 상태"라며 "이번 공장 완공은 전자소재 생산의 첫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스프는 단일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연구부터 생산까지의 소요시간이 짧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생산을 통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미래 니즈 충족을 위한 설비 확장도 지속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바스프그룹 전자소재 사업부문 로타 라우피클러 수석 부사장은 "한국은 최첨단 전자 부품,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여수공장은 고객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 내 R&D 센터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갖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바스프는 한국을 아태지역 전자소재 연구개발의 허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펼쳐왔다. 지난 2013년에는 홍콩에 있던 전자소재사업 본부를 서울로 이전해왔으며, 2014년 9월에는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전자소재 R&D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다양한 첨단소재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일본이나 중국 등 아태지역에 R&D센터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전자소재 R&D센터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당시 신우성 한국바스프 대표이사는 "바스프의 한국 진출 60주년에 맞춰 아태지역 전자소재 R&D센터를 한국에 개소하게 됐다"며 "바스프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스프는 전자소재 외의 분야에서도 한국에 다양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안산과 시흥 등에 테크놀로지 센터를 세우고 기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울산과 여수, 예산 등에서 7개의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