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재정불균형 해소 방안으로 8건 법안 발의돼
비쟁점법안·지방선거로 통과 가능성에 무게추 쏠려
[뉴스핌=조세훈 기자]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 지자체에 기부하면 일정액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도입 논의가 국회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21일 뉴스핌 취재결과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정부도 2019년 시행을 목표로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인근 들녘 <사진=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20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논의에 앞서 '고향사랑 재정지원 제도' 세미나를 공동 주최하며 여론 조성에 나섰다. 정부와 여야가 고향세 도입에 긍정적인 만큼 큰 무리없이 도입되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정부·여야 3당 모두 고향세 도입 촉구
고향세의 원조는 일본이다. 일본은 2008년부터 후루사토(고향) 납세를 실시했다. 고향세는 납세자가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주민세의 10%를 납부하면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해주는 형태를 골자로 한다. 일본국민이 지난해 낸 고향세 기부금은 약 3조원에 달했다.
고향세가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고향세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 243곳 중 재정자립도가 30%도 안 되는 곳이 64%(155곳)에 이를 만큼 재정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고향세 도입을 약속했다. 고향세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데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올해 법안을 준비해 2019년에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0일 "고향세에 대해서는 국회 (제출된) 법안도 많지만 (기재부) 내부적으로 검토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조세소위원회에서 추경호 소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회에는 현재 고향세 관련 법안이 8건이나 발의돼 있다. 법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를 지정해 기부하고 세액공제를 받는 방식과 지방정부에 내는 주민세의 일부를 공제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지방정부 간 세금이 이동하는 방식이다.
전재수·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낸 '고향에 대한 세제지원'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하면 10만원까지 전액 세금공제를 받고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16%에서 33%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이 골자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과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이 낸 '고향납세제도 도입'은 수도권 및 광역시 거주자가 국세인 소득세의 일부를 수도권이 아닌 본인의 고향 또는 본인이 후원하려는 지방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으로 납세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비수도권 지자체를 지원하고 지자체 간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입법취지"라고 설명했다.
◆ 고향세 비쟁점법안, 통과 가능성에 무게 쏠려
고향세 관련 법안은 여야가 첨예하게 다투는 '쟁점 법안'이 아니다. 또 지방에 지역구를 둔 여야 의원들이 나서는 상황인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라는 큰 정치 이벤트도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고향세'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 김광림·박덕흠 한국당 의원,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 등 여야 3당 소속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고향사랑 기부제도 토론회'를 공동주최하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재위 조세소위 논의를 앞두고 도입의 필요성과 여론 확산을 위한 공동 행보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인구 8000명의 소도시지만 2016년 우리 돈으로 30억원이 넘는 고향세를 유치했다"며 "한국의 경우 헌법에 명시돼 있는 '지역균형발전'이 무색해지는 상황에서 고향사랑 재정지원제도는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을 줄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이달 29일까지 4차례 회의를 통해 관련 세법개정안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