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증시 상승률, 미국 반토막·아시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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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기록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로존 증시 수익률이 주요국에 비해 시원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수 년간의 경기 침체로 투자자의 자신감이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유로 강세 인한 실적 기대 악화가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럽 성장세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유로 강세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익률은 유로존 증시를 과소 평가한 것 밖에 안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 증시를 적극 매입할 기회라는 조언이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롭600지수의 상승률은 5.7%를 기록 중이다. 이는 미국과 아시아의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민간 경기 확장세가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고 기업 실적은 6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률(전년 대비 기준)은 미국을 앞질렀지만 이 같이 주요국 증시를 크게 밑도는 수익률은 의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보라색) MSCI 아시아 (파란색) S&P500 (흰색) 스톡스600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 '아픈 기억', 유럽 증시 아직 확신 못해
씨티그룹의 조나단 스텁스 주식 전략가는 "이는 경기 강화와 실적 개선에 대해 신뢰를 거의 보내지 않은 결과"라며 "미리 앞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투자자는 유로존 경기 위험에 과도하게 비중을 둔다. 지난 수 년간 분명히 유럽은 실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펀드 흐름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EPFR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로존 주식형 펀드 자금은 작년 유출 자금 1100억달러 가운데 38%만 회복한 상태다. 이에 따라 스톡스600지수는 2015년 고점보다 여전히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로 강세를 이유로 분석가들이 실적 전망을 하향하면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저해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이후 월가의 분석가들은 거의 매주 기업 이익 전망치를 깎아 내렸다. 지난 4월까지 파죽지세로 내달리던 스톡스600지수 상승세는 이후 유로화 강세 우려로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때문에 연일 상승하는 미국 증시와 밸류에이션 격차는 연말로 가면서 계속 벌어졌다.
(초록색) 스톡스600, S&P500지수 12개월 예상 순익 기준 PER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 유로 강세 악재? "펀더멘털 영향無"
그러나 환율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하더라도 오는 4분기 스톡스6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35% 늘어날 것으로 예상(지난 9일 기준)됐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 S&P500지수(20%)보다 증가폭이 큰 것이다. 시장이 유로존 증시에서 만큼은 긍정직인 재료보다 부정적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스텁스 주식 전략가는 "분석가들이 내년 기업들의 이익 개선 능력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내년까지 스톡스600지수는 20%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무디스는 유럽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1%, 1.9%로 상향했다. 유로존에서 내수 주도의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주 비중이 여타 국가에 비해 적은 것도 수익률이 뒤처진 이유가 될 수 있다. 올해 뉴욕 증시는 이른바 기술주인 '팡(FAANG)' 주식들이 이끌었다. 그러나 스톡스600지수는 은행주가 14%로 비중이 가장 크다. 따라서 내년 채권 금리가 오르면 유로존 증시도 함께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UBS는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로 상승(유로화 강세)해도 내년 기업 순익은 10% 늘어나 스톡스600지수는 44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16일 종가 684.93)에서 약 14%의 상승 여력을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통화 강세를 경기 개선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환율이 미칠 악영향보다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WSJ은 통화 강세가 유로존의 밝아진 경제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투자자들의 환율 걱정은 과도한 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