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vs 지켜봐야 한다 의견 팽팽
위약금 내고 취소한 여행객도 속출
외교부, 홈페이지에 ‘안전유의 당부’
[뉴스핌=심하늬 기자]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싸고 스페인의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여행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 독립을 선언한 데 이어 30일에는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해산을 선언했다.
이후 2일 스페인 법원은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부수반 등 8명의 전 자치정부 각료들에게 국가에 대한 반역과 선동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벨기에로 도피한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게는 유럽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에 반발해 카탈루냐 자치의회 앞에서 시위가 일어나는 등 독립과 관련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의회 앞에 모인 독립 지지자들 <사진=AP/뉴시스> |
시위 소식에 주요 관광 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바르셀로나 여행을 예정대로 갈 것인지 고민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을 가결한 이후 이러한 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앞둔 이들은 "첫 여행인데 취소해야 할까요?", "일정을 바꿔야 할까요?" 등의 글을 올리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객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시위가 있을 때 한해 교통이 통제되는 불편은 있겠지만 그 외 문제는 없을 것 같다"라거나 "시위하는 곳만 피하면 괜찮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스페인을 최근에 여행했다는 한 여행객은 "테러와 독립문제로 치안이 너무 안정되고 좋았다. 평소에 없던 경찰들이 있어서 소매치기도 거의 없어진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카탈루냐 자치 의회가 독립을 선언한 이후 유럽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바르셀로나 지역의 치안을 걱정하는 글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반면 "시위가 양쪽 진영의 충돌이나 스페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번질 수도 있다"라거나 "한 치 앞도 모르는 일이니 굳이 가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위약금을 물고 여행을 취소했다는 여행객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동향 및 안전유의 당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외교부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특히 바르셀로나 지역에 체류 또는 방문 중인 국민에게 '카탈루냐 분리독립 관련하여 예상되는 찬반시위 등에 일체 관여하지 말 것', '민감한 정치적 발언 등을 삼가고 각별히 행동과 표현에 유의할 것', '찬반 움직임에 따른 집회 등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 가급적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할 것' 등을 당부했다.
외교부가 지난달 31일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올린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동향 및 안전유의 당부' 공지 글. <사진=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은 카탈루냐 독립 건과 상관없이 이미 지난 8월 일어난 차량돌진 테러 이후 '여행자제'를 의미하는 황색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황색경보는 여행경보제도 4단계 중 2단계로,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할 것'과 '여행 필요성을 신중 검토할 것'을 의미한다.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나머지 스페인 지역에는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나타내는 1단계 남색경보가 내려져 있다.
국내 한 여행사의 스페인 여행 관계자는 "독립 선언 이후 스페인 관련 문의가 늘었지만 아직까지는 취소된 건도 없고 그다지 위험한 상황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무력 시위로 번질 것과 시위로 차량이 혼잡해져 여행을 충분히 즐기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패키지 여행의 경우 일정에서 시위가 많이 일어나는 특정 시내 지역의 비중을 줄이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