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제개혁 기대·테일러 연준 의장 지명 예상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조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 발표와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으로 매파 성향 인물이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국채시장이 지난주부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2%로 상승하면서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4%를 넘어섰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사진=블룸버그> |
지난 5월 미국 국채 금리는 2.4% 지지선이 무너진 뒤 하락 흐름을 보였지만, 이제는 그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작년 이후 최고치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금리가 2.4%를 터치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채권시장 강세장에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 다가왔다"며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신문에 부고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건드라크는 올 들어 채권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로 상승하면서 채권시장 강세장이 종료될 것"이라며 "2020년까지 금리가 6%로 오른다 해도 과격한 전망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금리가 이처럼 오르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 발표로 미국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금보다 매파 성향을 가진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법안) 폐기가 실패로 끝난 후 세제개혁을 최대 국정과제로 삼아왔다. 현행 35%인 법인세를 20% 수준으로 낮추고 현재 7단계인 소득세 세율 구간을 3단계로 줄이는 등 큰 폭의 감세를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의 감세가 있을 것"이라며 "세제 개혁이 실시될 시점은 연말 전이나 그보다 훨씬 더 빨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를 유력 후보는 강력한 매파로 꼽히는 존 테일러 스탠포드 대학 교수와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이사로 압축됐다. 현재 채권시장은 테일러 교수가 지명될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는 분위기다.
BMO 캐피탈마켓의 금리 전략 부문 책임자 아이안 린젠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점심식사에서 공화당이 테일러를 더 선호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채권시장에 매도세가 촉발됐다"며 "금리가 심리적 중요 분기점인 2.4%를 넘긴다면 그 다음 좌표는 2.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한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 고점 2.64%를 기준으로의 피보나치 되돌림 구간인 2.42%의 저항선에 직면한 모습이다. 5월 이후 이 지점은 장중 한 차례 돌파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날 장중 금리 고점은 2.4262%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