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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경계가 있나…디자이너·영화감독의 화려한 외출

기사입력 : 2017년10월24일 10:20

최종수정 : 2017년10월24일 14:10

정구호 감독이 연출한 '묵향'과 '향연 <사진=국립극장>

[뉴스핌=이현경 기자] 디자이너와 영화감독의 화려한 외출이 반갑다. 패션디자이너에서 오페라 연출가로, 혹은 영화감독으로. 반대로 영화감독에서 무용연출가로 새로운 작업에 나선다.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이야기는 신선함과 함께 짜릿한 자극을 선사한다.

◆정구호, 패션디자이너에서 극 연출가로

정구호 감독 <사진=뉴스핌DB>

정구호는 최근 3년간 서울패션위크를 총감독한 패션디자이너다. 그는 1997년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를 론칭했고, 2003년 제일모직이 구호를 인수하자 2013년까지 제일모직 여성복 사업부 전무로 근무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영화  ‘정사’(1998) ‘황진이’(2003)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2007)의 미술감독 및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한 것은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연장선이었다. 이 두 영화로 2004년과 2008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의상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공연계에도 발을 내딛었다. 2012년 발레단과 ‘포이즌’을, 국립무용단과는 ‘단’을 시작으로 극연출가로 변신했다. 2013년 제일모직 전무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본격적으로 국립무용단과 ‘묵향’을 작업했다. 그는 직접 연출과 의상, 무대디자인, 음악을 맡았다. 당시 ‘묵향’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세련되고 단아한 의상 및 무대 연출로 전통춤에 대한 선입견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향연’을 통해 ‘한국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궁중무용과 종교무용, 민속무용 등 한국 전통춤 소품들을 사계절에 맞춰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향연’은 초연 이후 3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8월에는 국립오페라단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며 서울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야외오페라 ‘동백꽃 아가씨’의 연출을 맡았다. 이 공연에서도 그의 패션 감각이 묻어나는 의상들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태용 감독, 영화와 함께 만들어낸 국악극

김태용 감독 <사진=뉴시스>

영화감독 김태용은 국악극 연출가로 변신했다. 그는 국립국악원 예악당 두대에서 ‘꼭두’의 연출을 맡았다. 음악 감독은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베테랑’ ‘사도’ 등의 작업을 맡았던 방준석이 맡았고, 배우진은 영화 ‘부산행’과 ‘군함도’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김수안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조희봉이 무대 위에 올라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김태용 감독은 공연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꼭두’ 연출직을 거절했지만, 국립국악원의 기획력을 믿고 참여하게 됐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 국악의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지난 ‘꼭두’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함께 자리하던 김해숙 국악원장은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꼭두’에 대해 “국악과 영화가 만나는 자리다. 예악당 무대에서 영화도 보고 국악도 감상할 수 있다”라고 매력을 전한 바 있다. 30분 분량의 영화가 스크린에 펼쳐지는 동안 연극과 무용이 어우러진 무대가 관람객 앞에 선보여지는 형식이었다. ‘꼭두’에서 시도와 변화가 대중이 국악에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톰 포드 패션디자이너에서 영화 감독으로, 베니스영화제까지 진출

'녹터널 애니멀스', '싱글맨' 스틸컷 <사진=와인스타인 컴퍼니, 포커스 피처스>

톰 포드는 관능적인 디자인으로 1994년부터 10년 동안 구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가 구찌를 퇴사하고 2005년 영화 제작사 ‘FADE TO BLACK’을 설립하면서 영화 일을 시작했다.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데뷔작은 2009년 개봉한 ‘싱글맨’이다. ‘싱글맨’에 대한 평은 다양했지만, 디자이너가 만든 영화로서 훌륭하다는 평이 압도적이었다. ‘싱글맨’은 2009년 제66회 베니스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베니스가 영혼을 팔았다. 톰포드의 스타성에 의존했다”는 혹평도 따라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년 후 ‘녹터널 애니멀스’로 그는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하게 다지게 된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제73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제 74회 골든 글로브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그를 보는 영화계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도대체 그들은 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인가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국악극 '꼭두' <사진=뉴시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디자이너들은 표현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표현했을 때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을 다른 것으로라도 대체하고 싶은 마음에서 도전은 시작됐다.

영화 의상 제작, 무용극, 오페라의 연출을 맡은 정구호 감독은 패션쇼가 아닌 공연예술 분야에 도전했을 때 보다 자유로운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영화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톰 포드 역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왜 디자이너가 영화를 만드냐’는 질문에 “내 자신을 100% 표현하는데 능숙하지 않다”며 “영화는 옷보다 자유롭고 해방감을 느껴준다”고 답한 바 있다. 

패션쇼와 영화는 디자인, 비주얼, 음악과 빛으로 빚어내는 종합 예술이다. 런웨이에서 혹은 스크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만나 예술을 창조하고 표현하는 일은 흥미롭다. 그들 역시 이러한 작업을 즐기고 있으며, 문화예술계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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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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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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