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테일러 교수 제치고 게리 콘 위원장이 매파 성향 선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의장을 놓고 워싱턴과 월가가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각 후보자 성향 분석 결과가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테일러 준칙의 창시자인 존 테일러 스탠포드 대학 교수와 캐빈 워시 전 연준 위원이 투자자들 사이에 강한 매파 성향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고 있지만 AI 분석에서는 골드만 삭스 사장 출신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선두를 기록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사진=AP/뉴시스> |
뿐만 아니라 연준 부의장 시절부터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재닛 옐런 의장은 AI 분석 결과에서 매파라는 평가를 얻어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AI 데이터 리서치 업체인 프래틀이 실시한 연구 결과 5명으로 좁혀진 연준 차기 의장 후보 가운데 비둘기파로 분류된 인물은 제롬 파월 이사가 유일했다.
프래틀은 총 600여건에 이르는 각 후보의 인터뷰 및 연설을 분석, 이들이 채택한 어휘와 발언 당시 표정 등을 근간으로 통화정책 성향을 분류했다. 이와 함께 각 후보의 칼럼과 보고서, 연설문도 이번 분석에 동원됐다.
이 결과 콘 위원장의 지표가 14를 웃돌면서 강력한 매파 성향으로 나타났다. 월가 투자자들은 테일러 교수가 연준의 수장에 오를 경우 금리가 세 배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AI 분석 결과 그의 지표는 7을 소폭 상회, 콘 위원장과 커다란 거리를 뒀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위원은 5를 밑돌아 시장의 판단보다 매파 성향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옐런 의장은 2를 웃돌면서 매파 인물로 분류됐다.
유력 후보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유일하게 마이너스 2에 가까운 결과를 얻으면서 비둘기파에 랭크됐다.
흥미로운 것은 옐런 의장의 경우 금융위기가 고조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비둘기파 성향을 보였으나 이후 매파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 테일러 교수의 매파 성향은 금융위기의 충격이 크게 확산됐던 2008~2010년 사이 크게 상승한 뒤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폐단에 대한 논란이 가열된 지난해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초 아시아 순방에 앞서 연준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린다.
라피키 캐피탈의 스티븐 잉글랜더 리서치 헤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가장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인물은 콘 위원장”이라며 “재정 확대와 규제 완화에 대한 그의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가장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CNBC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가 점치는 차기 의장은 파월 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호도 측면에서 1위는 옐런 의장이 차지했다.
도이체방크의 피터 후퍼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테일러 교수와 워시 전 위원이 가장 뚜렷한 매파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옐런 의장이나 파월 이사가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는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