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터 및 종목간 상관관계 떨어져 액티브 매니저에게 유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최고치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펀드 운용의 기류 변화가 두드러진다.
특정 벤치마크 지수나 업종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춤한 한편 개별 종목을 선별해 베팅하는 전략이 부활하는 움직임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이른바 ‘스톡 피커’가 늘어날 뿐 아니라 이들의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18일(현지시각)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에 따르면 ETF 대비 주식 트레이딩의 규모가3년래 최고치로 확대됐다.
올들어 ETF의 거래 규모는 25% 줄어들었다. 이는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전체 거래량 감소 폭인 1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외형을 확대했던 ETF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전반적인 섹터나 지수에 대한 베팅보다 개별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수익률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ETF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간에 걸쳐 지수가 상승 랠리를 펼친 데 따라 지수를 추월하는 종목 발굴이 어려웠던 탓이다. 이 때문에 ETF로 뭉칫돈이 밀려들면서 관련 시장이 외형을 더욱 확대하는 선순환이 전개됐다.
하지만 올들어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연초 이후 54%에 이르는 펀드매니저가 벤치마크 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창출한 것.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50% 이상의 펀드매니저가 벤치마크를 앞지른 것은 10년래 처음 발생한 일이다.
스톡 피커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뉴욕증시의 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올들어 3대 지수가 최고치 30차례 이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섹터 간의 상관관계가 8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개별 종목간 상관관계 역시 하강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이 개별 종목 발굴에 집중하는 펀드매니저들에게 유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아울러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등 IT 대표 종목을 집중 매입한 스톡 피커들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관련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이후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각각 53%와 61%에 달하는 랠리를 펼쳤고, S&P500 IT 섹터 지수는 30% 뛰었다.
스톡 피커와 ETF의 수익률이 역전되자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기준 한 주 사이 액티브형 주식펀드로 2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순유입이 발생했다. 이는 11주간 첫 순유입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스톡 피커의 운용 성적에 커다란 변수라고 전했다. 바닥으로 가라앉은 변동성이 높아지면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