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경기 낙관 최고치, 월가와 대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인의 경기 낙관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연일 고점을 높이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투자자들의 경기 신뢰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월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2019년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맨해튼 금융권 <사진=블룸버그> |
4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매체 CNBC가 실시한 조사에서 43%에 이르는 응답자가 미국 경제에 대해 ‘훌륭하다’ 혹은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은 10년 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실물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3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국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23%로 3분기에 비해 6%포인트 하락, 전반적인 경기 신뢰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에도 못 미치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미국인의 경기 낙관이 뜻밖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월가에서는 잿빛 전망이 연이어 제시됐다. 헤지펀드 업체 마라톤 애셋 매니지먼트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2년 이내에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전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와 관련한 새로운 펀드 상품 개발에 나선 것. 침체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마라톤의 진단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루스 리처드 마라톤 대표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레전드 포 레전드 컨퍼런스에서 “다음 경기 침체가 내년 2019년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10년 전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를 강타했던 대침체와 같이 파괴적인 형태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투자등급 채권의 하위 15% 가량이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것으로 예상,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P모간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축소가 유동성 경색을 유발, 또 한 차례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내년 선진국 중앙은행이 지난 10년간 사들인 약 150억달러 규모의 금융 자산을 축소, 자산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빅 매크로 및 파생상품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 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한편 유동성 흐름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또 한 차례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기의 발생 시기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충격의 강도는 2008년과 흡사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